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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술독에 빠져 산 사십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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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짧은 문고본이라 이건 순식간에 읽었다. 더구나 내용이 개콘에 방불한다.

우습겠지만 난 생긴 것과는 달리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한다.
그렇다고 술 권하는 사회에서 억지로 안 마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선천적으로 술 분해 효소를 몸에서 분비하지 못한다. 이는 선친이 바로 그러했는데 아마도 그 체질을 유전학적으로 물려받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내가 고주망태 인사불성이 되어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술은 나한테는 고역이다. 그런 까닭에 여파도 오래 간다.

더구나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기자사회의 술 문화는 개판이라.

걸핏하면 위하여 개나발을 외치며 폭탄주를 강권했다.

입사 초반기 이래 한동안 나는 회식이 있는 날이면 오금이 저렸다.

덕분에 술로 인한 실수 추태는 내 인생에서 거의 없었다고 기억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일전에 말했듯이 90년대 중반에는 꼴에 음주운전도 한번 걸려 면허정지를 당한 적도 있다. 반농반진담이었지만 정말로 그날 여자 친구랑 헤어진 울분에 마셔봤다.

뒤끝은 역시나 좋지 않았다.

(2014. 8. 21)

***

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의 《명정40년》. 제목은 술독에 빠져산 40년이란 뜻이다.

저건 범우문고판인데 원판을 전부 수록했는제 문고본에 맞추어 축쇄했는지는 언뜻 모르겠다.

변영로는 술이 깨서도 술취한 듯 글을 썼는데 논개도 아마 거나하게 드시고 쓴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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