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건 죽기 마련이다. 하물며 언젠가는 물러나야 하는 자리임에랴?
강석 김혜영이 싱글벙글쇼 DJ 자리에서 물러난다. 물경 36년 만이다. 언젠가는 물러나야했겠지만, 실제 방송가에서는 그들이 물러난다는 소문이 좀 퍼졌던 모앙이나 조금전 MBC가 귀띔도 없이 느닷없이 조금전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모양이다.
저들은 우리 시대의 아이콘이다. 저들 자체가 그렇고, 저들이 진행한 싱글벙글쇼가 그렇다. 동영상이 압도하는 시대에도 라디오가 살아남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와 더불어 저들은 참 편안했다. 그네들이 편안했고, 그네들이 전하는 소식과 목소리가 참말로 편안했다.
그네들이 전하는 사연 또한 참 아프기도 하고 눈물도 났고,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저런 인간군상이 다 담아낸 프로였으니, 견주건대 저는 발자크가 기획한 장대한 서사시 인간희극에 견줄 만하다 하겠다.
저들이 오래간 이유는 나는 무엇보다 정치색에서 초연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노골적인 한쪽 편들기를 표방하는 각종 프로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저런 프로가 빛을 발한 이유는 시종 따듯함이라고 나는 본다. 시시껄렁한 정치성향 프로들이 저들의 발바닥이나 핥겠는가?
강석 김혜영은 본래 본업이 코미디언이다. 하지만 저들이 저 프로를 진행할 무렵에 저들이 그리 빛나는 코모디언이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유명한 코미디언이었지만, 세상을 호령한 코미디언은 아니었다. 그러기엔 적어도 겉으로 비치는 모습은 강석은 조금은 지적이면서도 편안했고, 김혜영은 무엇보다 너무 고왔다.
강석은 언제나 배추머리 김병조와 짝을 이뤘는데, 언제나 주연은 김병조였으니, 김병조가 한때는 대한민국을 호령한 코미디계 황제였고, 그가 전두환 구설에 낙마하자 주병진 시대로 넘어갔다. 언제나 조연이었던 강석은 김혜영과 짝을 이루더니 싱글벙글쇼로 빠져서 그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한 제국을 구축했다. 그것을 능가하는 제국은 오직 송해 제국만이 있을 뿐이다.
저들이 물러난단다. 그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향후 저들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지켜보고자 한다.
후임으로 엠비시에서는 팟캐스트계에서 유명한 정영진과 캔의 배기성을 낙점했다는데, 글쎄, 뭐랄까 왠지 불안해지는 이 맘은????
'NEWS & THE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일 벗은 슈가 피처링 아이유 신곡 (1) | 2020.05.06 |
---|---|
요동없는 문화계, 만만찮을 코로나19 충격파 (1) | 2020.05.06 |
은행도 못믿겠다 해서 파묻은 돈, 썩어버린 모택동 (0) | 2020.05.05 |
재기에 몸부림하는 문화계 (1) | 2020.05.05 |
박사방 회원 의혹 mbc 기자 수사 전환 (0) | 2020.05.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