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20-01-07 13:3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내가 알기로 분명 이 과천관이 미술관 헤드쿼터인데, 서울관 출범과 더불어 그 위상이 어정쩡해져 버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전문임기제 39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유의할 점은 자리를 정규직화한다는 것이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전문임기제, 다시 말해 계약직 직원들을 정규직화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의욕적으로 추진한 비정규직화의 정규직화와 결정적으로 다른 대목이다. 그것은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이었지만, 이것은 자리만 정규직화한다는 것으로 내가 안다. 현재 전문임기제로 있는 미술관 직원들은 어쩌면 무덤덤할 수도 있고, 혹은 외려 불안할 수도 있는 소지가 있을 것이다.
이 정규직 전환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일괄로 이뤄진다면, 혹 임기가 끝나지 않은 전문임기제 직원들이 해고 사태로 내몰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할 가능성은 작지 않을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덕수궁관보다 후발주자인데, 개관과 더불어 실상 미술관 헤드쿼트로 기능한다. 작은집이 큰집을 삼켜버린 모양새다.
아무튼 전문임기제 40개 자리 중 39개나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게 현재의 그 종사자들한테는 이렇다 할 감흥이 없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박물관에 견주어 이 미술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어, 한마디한마디 하기가 겁이 난다.
아무튼 내가 이해하는 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전문임기제인 직원들이 정규직을 원한다면 그들도 당연히 법이 정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정식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본다. 혹 현직 우선 고용을 염두에 둔 채용이 이뤄질지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는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
이를 보면서 나는 한때 추진하다 좌초한 미술관의 독립법인화가 꼭 안좋은 것인가 하는 의뭉함이 다시 인다. 나는 이런 논의가 나왔을 적에 개인적으로는 독립법인으로 갔으면 했다. 뭐 독립법인으로 간들, 어차피 그 제반 운영경비는 국고에서 지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왜 그걸 일각에서 그리 심각하게 반대했는지 선뜻 납득이 힘들었다. 오직 관건은 공무원 자격을 잃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이리 되고 보니, 차라리 독립법인이 나을 뻔했다는 후회도 나올 법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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