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중에서도 고고학은 뭉칫돈이 오가는 희유한 분야다.
여타 자연과학에 견주어선 덩치가 작다? 하겠지만 작년 기준 발굴조사비용이 3천억원대다.
웬간한 자연과학을 능가한다.
돈이 오가는 데는 구더기가 끓기 마련이라, 이런 큰시장에서 왜 대학에 돌아오는 게 없냐는 아우성이 교수들을 중심으로 팽배하기 마련이다.
물론 분탕질 일삼는 그들은 그네들 요구가 정의임을 내세운다. 불합리 부정의와 싸우는 민주투사라 가장한다. 명분을 만드는 셈이다.
그런 때가 있었다. 산하 박물관을 주축으로 대학교수들이 고고학 발굴로 돈벌이를 한 때가 있었다.
불과 20년전이었다.
그러다가 주도권이 민간법인으로 넘어갔다. 돈벌이 혈안이라는 비판에 시달린 그네 대부분은 재빠르게 이 흐름을 읽고는 민간법인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설립자본은 대학에서 착복하기도 했다. 대학발굴을 이끌면서 이런저런 명목으로 빼돌린 자금을 지돈 지 투자금이라 해서 민간법인을 차리기도 했다.
돈이 오가니 무수한 적賊이 탄생했다.
90년대엔 당시 새파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이선복이 오적을 들고나와 파란을 일으켰으니 그 오적이 누군지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나 결국은 돈이었다.
실제 그 무렵 지도위원 자문위원이니 해서 불려다닌 일부 교수는 그 수입이 억대를 돌파했다. 그 수입내역이 공개된 적도 있는데 내가 보니 기가 찼다. 하루에 현장을 세군데 네군데 몰아서 돌았더라.
그런 놈들 외제차 타고 골프치고 다니는 모습 많이 봤다.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경자 십적庚子十賊이 설왕설래다.
올해가 경자년..유난히도 대학교수들이 난리 분탕질이라 가는데마다 문제 일으키는 배후에 그네들이 도사린다.
작금 고고학 종사자는 삼천명. 개중 대학교수는 어중이떠중이 다 긁어모아도 70명이다.
이 70명 중 열명 혹은 열둘이 가는 데마다 분탕질이다. 서울 인근 어느 신도시 예정지는 어떤 교수놈이 아예 죽치고 앉았더라. 나를 밟고 지나가라면서 말이다. 나를 밟고? 나한테 조사권 달란 소리로밖에 안 들리더라.
경자 십적이 근자 고고학계에 회자 확산하면서 그네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모른다. 두어명 짚이는 이가 없지 않으나 자신은 없다.
다만 하나 확실한 점은 거론되는 본인들은 알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죄악은 크고 무겁다.
*** related articles ***
'ESSAYS & MISCELLAN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맛비에 실종한 2020 여름, 의심하는 '기후변화' (0) | 2020.08.04 |
---|---|
[독설고고학] (4) 넘쳐나는 제기祭器 제의시설 (1) | 2020.08.03 |
베네치아 선상에서 만난 자매가 주고간 비타민C (1) | 2020.07.31 |
선택받지 못한 책 (2) | 2020.07.31 |
[독설고고학] (8) 족보없는 분류 명명의 참사 호우壺杅 (2) | 2020.07.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