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죽간8

도서목록집이 그 시대 도서문화의 총화는 아니다 한때 《군재독서지郡齋讀書志》이니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 같은 도서목록집(이들은 모두 남송시대 유산이다)이 그 시대 출판 문화의 총화라는 인식이 있었다. 다시 말해 그 시대에 통용한 모든 책을 저들 목록집이 커버한다는 그런 믿음 말이다. 특히 시대를 거슬러 저들의 남상인 《한서 예문지漢書藝文志》가 누린 위상은 가히 절대였다. 이 《예문지》는 전한前漢 말 유향劉向이 정리한 당시 도서목록 해제집을 그대로 축약한 것이니, 그에서 보이는 도서들은 적어도 전한시대 말기에 통용한 모든 도서를 커버한다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예문지》 신화는 여지없이 깨졌다. 지하에서 무수한 간독簡牘과 백서帛書가 출현하면서 여지없이 그 신화가 무너졌다. 나름 빠짐없이 정리했다고 생각한 저들 목록집에도 구멍이 너무나 많아 누.. 2020. 1. 8.
내가 추천하는 《손자병법》 시중에 《손자병법》이라면 수십 종이 나와 있다. 해방 이후를 기준으로 해서 절판된 것까지 합치면 족히 백종은 넘으리라. 이 정도로 시대를 막론하고 줄곧 스테디셀러 위치를 양보하지 않은 고전은 드물다. 동양고전 중에선 《논어》나 《노자》보다 외려 번역 종수가 많을지도 모르겠다. 읽는 재미야 《장자》가 쏠쏠하나, 분량이 방대한 까닭에 생각보다 번역 종수가 많지는 않다. 《손자병법》이 《논어》와 《노자》에 비견하는 고전 반열에 오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분량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그리 도탑지 않은 단행본 혹은 문고본 1권 분량으로도 너끈한 까닭이다. 단군조선 이래 이런 책은 없었다. 《손자병법》은 전통적으로 군사학, 혹은 전쟁학 고전이라 해서 군인 혹은 그와 비슷한 직업에 종사하는 자들.. 2018. 3. 1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