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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전신傳神과 진경眞景, 겸재정선미술관이 초대한 금릉 김현철 개인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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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야부리꾼 정재숙



오늘 서울 강서구립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개막한 금릉 김현철 초대전 전신傳神과 진경眞景 개막식에 다녀왔다. 

초상화와 산수화 두 분야 이른바 한국화로 일가를 이룬 작가다. 

가깝게는 김천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해서 이런저런 교유가 많은 형님이기도 하다.

오늘 개막식에서는 살피니 초상화가 집중으로 선보였다.




송희경 관장 보고를 들으니 이번 초대전은 1부 초상화(2025. 1. 16~2. 23)와 2부 산수화(2025. 2. 28~4. 12)로 나누어 진행한다고 한다.

교대 전시가 이뤄지는 셈이다. 

서울대 동양회화과 출신인 김 작가는 학문 분파로 보면 이른바 간송학파 일원이라, 그 간송미술관 상징 존재 최완수 선생을 사숙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개막식에는 유봉학 전 한신대 교수와 정병삼 전 숙명여대 교수, 그리고 언론계 선배이자 문화재청장으로 역임한 정재숙을 비롯한 이른바 간송학파 인물이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인물초상에는 최완수 선생 초상도 있으니 다만 최 선생은 고령과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 작가가 쓰는 호 금릉金陵은 지금의 경상북도 김천을 지칭하는 이칭이기도 하다.

도농통합에 따라 그것이 둘러싼 김천金泉시를 통합하면서 금릉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사라졌지만, 그의 호에서 여전히 살아숨쉰다. 



김천중고교 설립자 최송설당 초상



금릉과 김천이라는 출신 배경을 이해하면 이날 선보인 초상 중 일부가 이해가 쉬운 대목이 있으니,

최송설당 초상이 있거니와, 이 분은 김천중고교 설립자시며, 작곡가 이안삼 선생 초상도 있으니 이 분은 김 작가와 내 고교 은사시다. 

흔히 그의 초상을 논할 적에 윤두서 그 자화상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자화상이 빠질 수는 없다.

정재숙 전 청장이 인사말 혹은 축사에서 논급했듯이 이 자화상을 윤두서는 초본 형태로 남겨놓았을 뿐 완성본이 아니다. 


윤두서 초상


그것을 자기만의 세계로 완성한 것이 김현철 윤두서 초상이다. 

동양 초상을 논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전신傳神이라, 이는 전시실 한 벽면에 걸린 작가노트, 곧 귀신을 그리기가 가장 쉽고 사람을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령운 말에서 우람하거니와,

귀신이야 어차피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내 맘대로 그리면 되지만, 사람은 달라서 그렇게 마음대로 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염 한 올도 빠뜨리지 않는다는 자세는 이에서 비롯한다.

다만 그렇다고 사진이랑 같다면 초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작가의 혼이 담겨야지 않겠는가?

바로 이에서 정신세계를 뽑아내는 전신傳神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에 견주어 주로 산수화에 해당하는 진경은 짙은 간송학파 색채를 풍기거니와, 바로 이 대목이 어쩌면 이번 개인전을 주최하는 겸재 정선 미술관과 맥락이 닿지 않나 싶다. 




사진과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 이 시대 꼭 어느 순간이 지나면 저런 작가 힘을 빌려 초상 하나 남기고픈 욕망이 꿈틀한다.

내가 꼭 이른바 성공한 사람이라서이겠는가?

또 굳이 나이 들어서이겠는가? 


나도 초상 하나 의뢰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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