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이야기도 발설하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박물관이 왜 대체로 버림받는가?
눈높이 때문이다.
눈높이가 안 맞는다.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이제 웬만큼 어디 안 나가 본 사람없다.
이미 그런 사람들 눈엔 박물관 미술관이라면 자고로 이러해야 한다는 스탠다드가 박혔다.
그 스탠다드가 구미 각지와 중국 일본이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만 해도 그 막강한 유물 컬렉션에 입이 떡떡 벌어진다.
일본 박물관 중에 제일 초라한 데가 어딘 줄 아는가?
우리처럼 아무 멋대가리 없는 토기 석기 갖다 놓은 데다.
고고학박물관?
그딴 거 이제 필요없다.
모든 국립 모든 공립이 고고학박물관인데 그에다가 혹 하나 덧보탤 이유 없다.
토기?
이쪽 토기 봐라.
우린 빗살무늬 무늬없는 토기 점토대토기 경질무문 회청색경질 만들 때
아니 그거 만들기 훨씬 전에 이미 저쪽엔 알록달록 보기에도 이쁜 것들만 잔뜩이라
같은 토기라 하지만 이걸 병렬로 갖다 놓고 전시하면 우린 코빠뜨리고 죽어야 한다.
그만큼 초라하기가 짝이 없다.
뭘 갖다뇌도 볼품이 나야지?
그래서 근자 시도한 방식이 떼거리 찬장 전시라 그걸 하니 이제서야 볼품이 그나마 생기기 시작했다.
왜 진즉에 안했느냐 이거다.
신라가 얼마나 대단한 왕조인 줄 아는가?
고구려? 백제?
웃기고 자빠졌네.
한국고고미술은 신라에 와서야 비로소 세계와 경쟁한다.
그 문물들 봐라.
로마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
한데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모를 내셔널리즘이 저 위대한 왕조 신라를 개박살을 내놨다.
무엇이 우리의 콘텐츠인 줄도 모르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
고고학?
신라 빼고 해양발굴 빼고선 장사 안 된다.
영상? 쳐발라도 컨프락치 안 된다.
화장빨도 먹히는 데 한계가 있다.
그딴 거 다 집어던져버리고 토기로 장사하고 싶거덜랑 저짝에서도 입이 떡하니 벌릴 만한 걸로 해라.
그게 뭔 줄 아는가?
장독대다.
이 장독대야말로 내가 보건대 초대박 콘텐츠다.
로마 대옹? 웃기고 있네 우리네 장독대 갖다 놓음 새발의 피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뭘로 장사하려 하는가?
이미 나가서 다 그 화려찬란한 문화 다보고서 이미 눈높이는 거기 다 맞춰져 있는데 도대체 무엇으로 장사하겠단 말인가?
괜한 헛고생 예산 빼먹을 궁리할 필요없다.
우리가 박물관이 없는가?
쌔고쌨다.
하도 싸질러 만들어 놓고선 국립만, 것도 문체부 지들것만 챙겨먹는 통에
지들만 살이 불거져 거둥도 불편한 꼬락서니가 김정은과 그 딸내미만 피둥피둥 살찌고 나머지는 피죽으로 연명하는 북한 꼬라지랑 진배 없다.
자연사 타령 많이 한다.
그래 나도 이 업계 입문 이래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 아래 그에 부화뇌동했다.
한데 웬걸?
왜 자연사가 없어?
그때도 있었다.
몰랐을 뿐이고 신경을 써주지 않으니 고사로 몰렸을 뿐이다.
찾아보면 우리가 없다는 것 골고루 다 있다.
문제는 그걸 모른다는 사실이며 이른바 부처 이기주의로 내것 아니면 어케든 다 죽여버리는 그 욕망에 성장이 꺾였을 뿐이다.
해양발굴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거 상품이다.
갖다 팔아먹어야 한다.
아주 안하는 것도 아니지만 국가유산청 저 꼬라지로는 암것도 못한다.
대가리부터 해양이 무엇인 줄도 모르는 놈들이 앉았는데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불교문화재?
미안하나 이웃 일본 중국과 비교해도 처참하기 짝이 없다.
일본 가 봐라.
그 성보문화재들에 입이 쩍쩍 벌어진다.
로마 베네치아 광장 한 켠 단골 카페서 괜히 흥분하는 바람에 논점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꼴이 되었지만
이미 세상에 나가 좋은 구경 다한 사람들한테
우리 고고미술 봐라?
웃기는 얘기들 그만 하세요.
냉혹한 현실 직시에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인다.
날더러 그 길 갈쳐달라 하지 말라.
나도 모른다.
다만 우리것 최고, 신토불이 이딴 거지같은 말은 그만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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