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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조선시대 육조 중 주지육림 꽃보직은 예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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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주지육림은 예조에서

 
꽃 보직 기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간단해서

하는 일은 없고 누리는 권리는 많은 자리다.

흔히 기자를 일러 "기사만 쓰지 않으면 이보다 더 좋은 직업 없다" 하거니와 이를 참조하면 좋다. 

조선시대 중앙정부 조직은 위로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세 정승이 있고 그 아래 육조가 배치되었으니

세 정승 중에서도 영의정은 말이 좋아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지 꿔다본 보릿자루였다. 

좌의정과 우의정이 육조 중 세 부서를 농가서 먹었으나, 이것도 실상 일 터지면 육조 판서는 임금과 직거래 하고,

또 그 판서라는 사람들도 다 한 가닥씩 왕과 연줄이 있어 정승 눈치도 안 봤다. 

그렇다면 이호예병형공 6조 중 꽃 보직 부서는 어디였을까?

조선 중기 때 문신 박동량朴東亮(1569~1635)이라는 사람이 엮은 야담 플러스 사화집인 기재잡기寄齋雜記에 보이는 한 구절이다. 


○ 육조六曹의 일을 해당 판서判書가 모두 결정하고, 그 조曹 안의 잡된 일은 참의參議가 맡아서 하는데 참판參判은 주관하는 일이 없었으며, 낭청郞廳은 모든 사무를 조사 좌랑曹司佐郞 한 사람에게 책임지우고, 정랑正郞은 행동을 제마음대로 했다.

예조가 육조 중에서 조용하고 한가로워 일이 없으면서도 좋은 일은 가장 많았다.

출근한 날에는 음악을 검열한다 핑계하고 남루南樓 위에 나앉아 아리따운 기생과 좋은 음악을 마음껏 골라 종일토록 술을 마시면서 노래와 춤으로 즐기며,

때로는 조사 좌랑을 불러 벌주를 수없이 주는 짓이나 하되, 판서가 듣고서도 예사로 여겨 책망하지 않았다. 

六曹之事。判書盡決之。曹中雜事。參議管之。參判無所主。郞廳則一應事務盡責之。曹司佐郞一員。而正郞行止自專。禮曹在六曹。爲淸閑無事。而勝事最多。坐起之日。托以閱樂。坐於南樓之上。極擇妙妓勝樂。觴之終日。歌舞轟聒。時呼曹司佐郞。罰杯無算。而判書聞之。亦以爲例事。而不之責焉。
 

물론 이 증언을 일반화하기에는 그렇지만, 암튼 육조 중에서도 예악을 관장하는 예조가 가장 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떡고물을 다 챙긴 것만은 분명하다. 

나아가 이를 보면 육조 권력 실세가 어딘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정2품 판서야 지금의 장관이고 실상 재상 대접을 받았으니 권력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차관인 종2품 참판은 실은 꿔다논 보릿자루였고, 그 아래 정3품 참의가 실세였다. 

하지만 진짜 실세는 따로 있었으니 정랑이었다.

품계로 보면 정오품正五品 중간급이라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진짜 실세 중의 실세였다. 

하긴 이 자리를 두고 서로 차지하겠다 박터지게 싸우다 당쟁이 발발했으니 말이다. 

예조가 좋은 이유를 하는 일은 없는데, 기생이랑 하루 종일 놀면서 술이나 퍼마시기 때문이라 했으니, 이런 주지육림 꽃 보직 어디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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