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된 지금도 곱디고움을 자랑하는 여배우 이보희는 이른바 리즈 시절 어우동이었다.
이제 어우동 이보희를 기억하는 세대도 서산 노을 저편으로 기울어져 가는 형국이라
이 어우동은 그 조선시대 사족, 그러니깐 어엿한 사대부 가문 여식으로 익히 알려졌듯이
실존인물이며 당대를 섹스 스캔들로 밀어넣어
그에 걸려 패가망신한 이가 한둘이 아니다.
조선 전기를 살다간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1454~1492)이 성종년간에 엮은 이런저런 야담집 추강냉화秋江冷話에는 어우동과 관련한 논급이 있다.
어우동은 생몰년이 1440~1480년으로 확인되니 남효온한테는 막내고모뻘이었다.
경자년에 사족士族의 딸 어우동於宇同이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와 간통한 선비가 그 수를 셀 수 없이 많았다.
그 말이 생원 이승언李承彦에게 미쳐 그도 연루자로 곤장을 맞고 할 수 없이 자백을 했다.
이 생원이 형장을 맞는 자리에 꿇어앉아 하늘에 고하기를, “옛 사람은 한 사나이의 원한이 6월에 서릿발을 날린다고 했는데,
옛날 하늘이나 지금의 하늘이나 같은 하늘입니다. 내 죄는 원통하니 하늘에 어찌 변괴가 없으랴.” 하니,
갑자기 검은 구름이 화악華嶽으로부터 일어나 폭우가 쏟아지고, 우박이 뜰에 가득히 날리며, 우레와 벼락치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어 사람을 놀라게 하니, 형리가 괴이하게 여겼다.
그러나, 이미 자백했으므로 시비를 가려 밝혀 줄 수가 없었다.
어우동 행적인 실록에도 자세하지만, 저는 그에서 파생한 작은 버전을 이야기하니 무료함 달래는 한 풍경으로 전재한다.
'역사문화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보유) 성현이 본 사금갑 (1) | 2025.02.17 |
---|---|
사초史草는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2) | 2025.02.17 |
풍수설을 돈독히 믿은 한산이씨, 그리고 그 사위 한음 이덕형 (2) | 2025.02.16 |
조선시대 육조 중 주지육림 꽃보직은 예조 (0) | 2025.02.16 |
실시간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작동한 한양과 북경 (1) | 2025.02.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