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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독설고고학] 새로운 홍보전략이 필요한 고고학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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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화재판에서 고고학이 차지하는 지나친 비중에 대해서는 언제나 비판적이었거니와,

그렇다 해서 그 중요성을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또 말하지만 내가 줄곧 비판하는 것은 한국고고학 뻘짓 같은 행태지, 결코 고고학 자체가 아니다. 

그 일환으로 요즘 나는 다시 계속해서 이제 경천동지할 고고학 발견은 사라졌다 계속 말하거니와,

그러면서 이제는 복습의 시대라, 기존 발굴자료를 재음미 재분석하는 시대라 했거니와

시대가 이리 변했음에도 여전히 한국고고학은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고선

종래와는 하등 다른 바 없는 홍보전략을 구사하니, 

이러고도 고고학이 어찌 이 땅에서 살아남겠는가?

회고와 전망?

이 시대 한국고고학에 필요한 회고와 전망은 바로 저것이다.

어찌 살아남을 것인가?

바뀐 시대 흐름은 바뀐 홍보전략을 고고학에 요청한다.

그 고고학 주된 상품 중 하나가 발굴이어니와, 이 발굴이 이젠 신물이 나는 시대라,

그 어떤 것도 새로운 것이 없으니, 새로운 것이 과연 없는가 아니면 새로움을 개발하지 못했느냐는 전연 차원이 다른 문제다.

바로 이에서 내가 그간 한국고고학 고질이라 지적한 문제가 전면으로 대두하는데,

한국고고학은 언제나 같은 상품을 팔아먹었으니,

뭘 팠더니 뭐가 나왔다, 그건 어떤 의미를 지닌다

이 두 가지로 귀결하거니와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이제는 전연 새롭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는 고고학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이 되는데, 그 의미를 어떤 식으로 부여하는지 보라.

맨 축조기술 타령이라, 이건 어떤 기술로 어찌 만들었는지만 주구장창 해설하니 나부터가 지겨워 죽을 지경이다.

무슨 땅을 팠더니 신라 혹은 백제 건축술 단면을 밝혀냈다?

밝혀내긴 개뿔?

단 하나도 새롭지 않다.

판축했다? 그딴 게 뭐가 새로운가?

부엽공법 썼다? 30년 전이라면 몰라도 단 하나도 새롭지 않다. 

동물뼈가 나왔다? 그래서 그 시대 사람들 식생활 습속 단면을 밝혀냈다?

그건 고고학이 하는 일이 아니라 기계가 하는 일이다.

이젠 그딴 거 하나도 새롭지 않다.

닭고기를 먹건 꿩고기를 먹건 상어를 먹건 하나도 새롭지 않다는 뜻이다.

새판 짜야 한다.

홍보도 고급져야 한다.

한국고고학을 죽인 것은 정부 예산 삭감이 아니라 고고학이 자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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