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꿈을 꾼다.
꼭 나만 그러겠는가? 다들 그런 꿈은 꾸리라 본다.
거대 글로벌기업까지는 몰라도 꽤 괜찮은 그런 사업가가 되는 꿈 말이다.
실은 젊은 시절에도 이런 꿈은 가끔 꾸었다.
그래서 내가 보는 좋은 사람들, 그 좋다는 기준이 좀 복잡하기는 하겠지만, 건실한 사람들 말이다.
능력도 다들 그런대로 괜찮고, 인간관계도 좋고, 이런저런 쓸모가 각기 한 가지 이상은 있으면서, 나랑은 끝까지 갈 만한 그런 믿음이 있는 친구들로써,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쓰임이 없거나 쓰임이 덜하거나 하는 친구들과 함께 꽤 괜찮은 사업을 하나 하는 그런 꿈 말이다.
물론 안다. 첫째 나는 그런 기질 능력이 없고 둘째 설혹 그렇게 시작한다 해서 끝까지 다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셋째 무엇보다 그 전체가 모조리 개꿈임을 안다.
얼마 전 나랑 같이 일한 아주 젊은 친구들이 나를 보고싶다며 용산으로 찾아왔더랬다.
나는 그들을 조금은 알기에 내가 보고싶다는 그 말이 진심임을 안다. 20대 초반 내지 중반인 그네들은 내가 본 최고들이다.
이 시대 저 세대 누구나 그렇듯이 다들 취업 걱정에 고심을 거듭하는 듯했다.
이럴 때면 내가 꽤 힘 있는 사람으로 꽤 괜찮은 기업들에 압력을 넣어 누군가를 취직을 시켜줄 힘이 있었으면 하는 그런 꿈도 꾸기는 한다.
물론 이러다가 훗날 감옥에 가는 사람 부지기이긴 하더라만.
그만큼 다들 좋은 친구들이다.
그러다 농담으로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성공한 사업가 되어서 너네 다 고용하는 거다 하니 다들 좋다고, 그리한다면 두 말 않고 달려오겠다고 하는데, 뭐 말이 그렇지, 그래도 그런 말이 얼마나 고마운가?
요새는 저런 농담 하나, 꺄르르한 웃음 하나가 갈수록 힘이 된다.
자리를 파하고 귀가한 그날 저녁 그 잔영이 계속 뇌리에 남았고, 지금도 가끔 그 잔영이 떠오른다.
진짜로 내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아니 더욱 정확히는 그런 사람이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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