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저 라리사Larisa라는 데는 지정학적 위치가 묘해서 영국의 버밍엄시티 우리네 대전 같단 느낌을 받는다.
아테네 기준 북쪽 사방을 오가는 길목인 셈인데
저 도시 입간판이 하도 자주 천지사방 보이기에 내 굳이 그쪽 한 곳을 점찍고선 찾아갔더랬다.
다만 아쉬움인지 다행인지 그 점찍은 박물관이 서쪽 교외로 빠진 지점에 위치한 까닭에 외곽도로만 탔으니 그 도시 면모를 제대로 맛볼 시간은 없었다.
Diachronic Museum of Larissa
Διαχρονικό Μουσείο Λάρισας - Diachronic Museum of Larissa
https://maps.app.goo.gl/ik7j5gCgRYkbHqQq8
그 박물관은 라리사라 찍어 우연히 만난 존재다. 누군들 제대로 돌아본 한국인이 있겠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 없을 줄로 안다.
어떤가?
좋다.
어느 정도로?
아주 좋다.
나 역시 별로 기대감 없이 갔지만 비교적 신상이나 어딘지 모르게 이젠 노후화 티가 나기 시작한 외양과는 달리
전시실은 아주 적당한 규모였고 전시 내용은 알찼으며 전시 시설 전반도 좋았다.
위선 들어서자마자 좀 요상한 박물관 이름 내력부터 박물관 직원들한테 물어봤다.
꼭 고고학만을 전문으로 하는 박물관은 아닌갑다 하니
직원 왈
고고학 전문박물관 맞다. 하지만 우리는 전 시대를 고르게 다루기에 Diachronic, 곧 통시대 박물관이라 했다.
나는 언젠가부터 박물관을 거꾸로 도는 버릇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도 초반부에 진을 빼버려서 정작 중요한 후반부는 넉다운 상태로 보는둥마는둥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 박물관 역시 까꾸로 돌았으니 근현대 교회벽화 미술품부터 시작해 비잔틴시대 로마시대 그리스시대 그리고 선사시대로 거슬러갔다.
때론 이런 역방향 관람도 해 볼만 하다고 나는 추천한다.
압권은 로마시대에 집중한 모자이크 실이었다.
전시실 구성이 널찍널찍한 데다 그런 데다 모자이크화를 갖다 놓으니 더 볼 만했다.
다만 많은 모자이크가 바닥재라는 데 기인해 바닥에 깔아두는데 이 점은 어케든 극복해얄 성 싶다.
기타 여러 시대 전시품도 각기 특색 있었으니
하기사 이 쪽은 워낙 유물 자체로 먹어주니
때 빼고 광내며
그걸로도 부족해 없는 영상까지 맹글어 그림 속 인물이 기어다니게 만드는 우리랑은 천양지차가 날 수밖에 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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