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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

by 여송은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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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금) 국립민속박물관 / 특졀전시


저는 왜 이제야 이 전시를 보았을 까요!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 을 보고 왔습니다.

전시를 보고 난 다음 딱 드는 생각은 '아~~ 부산 가고 싶다.' 였습니다.

그리고 전시도 전시이지만 전시를 보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영도대교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이야기 나누던 어머니들, 다리 네 개 달린 금성 텔레비전을 보면서 추억에 빠져 들던 아저씨, 범표 고무신을 보면서 어렸을적 검정고무신 신던 이야기를 하던 친구분들, 옛 부산 지도를 보며 한참동안 자기 마을을 찾던 가족들.

이렇게 관람객들의 전시물과 연관된 추억거리만 모아도 재밌는 이야기 한보따리가 될 듯 합니다.

1970년대 매우 고가였다는 프로스펙스 운동화 / 고가라고 하는데 당시 얼마였나요?


여러분들도 부산과 추억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전시에 공감가는 이야기 거리가 있는 분들이라면 자유롭게 댓글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실 앞에서 찰칵!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은 2021년 '부산 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국립민속박물관과 부산광역시가 함께 개최한 기획전시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렇게 한 지역의 문화 전반을 조사하고, 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전시로 보여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울산, 2019년에는 인천, 2021년에는 부산! 입니다.

1부. 사람&bull;물자&bull;문화의 나들목, 부산


전시는 조선시대 부산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부산은 일본과 연결되는 중요한 거점 도시였고, 그래서 조선시대 일본과의 교역을 위해 부산에 왜관이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전시실 한 켠 변박(卞璞)이 그린 '왜관도'가 보입니다.

변박의 왜관도(倭館圖) / 1783년 / UNESCO 세계기록유산 통신사 기록물 / 국립진주박물관 소장
동래부 화원 변박이 그린 초량왜관 그림이다. 용두산을 기준으로 동관과 서관이 있고, 동관에 재판&amp;amp;middot;교역 등 업무를 보는 관청과 각종 상점, 서관에 일본 사절이 머무는 행랑이 있다. 우측 하단에 배를 댈 수 있는 선창(船倉)이 있다.

아이들끼리 '니는 우물물 안 마시나?' 라는 말은 너는 이 동네 살지 않느냐라는 뜻일 정도로 우물은 돈네와 개념을 확실히 해주는 곳이었다. / 전시 내용 중

부산의 피란촌 모습 / 1951년 / 임응식(林應植, 1912~2001) / 개인 소장


부산에 몰려 든 피란민들로 주택난이 심각해 지자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피란민들은 천막으로 임시 집을 지어 생활 했다고 합니다.

피피선으로 만든 가방과 피란민들이 입던 옷


6·25전쟁으로 많은 피란민들이 부산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부산에 정착한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 정착하며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그리워하며 부산 스타일에 맞춰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지금 부산 음식을 대표하는 '밀면'이 아닐까 합니다.

아, 지인 선생님 개인적으로는 '돼지국밥'이 소개되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하셨습니다. ㅎㅎ

범표 신발 로고


이용희도슨트 선생님께서 관람객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저 프로스펙스 운동화가 매우 비싸서 프로스팍스 같은 짝퉁을 신고 다니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운동화 지금 봐도 예쁜데요?!

제일제당 각설탕 통 / 미원


옆에서 전시 보던 아저씨가 당시에는 명절 때 회사에서 각설탕을 선물로 나눠줬다고 하셨습니다. 설탕이 매우 귀했다고 하는 군요.

분통


저 얼룩덜룩 분통, 저도 할머니 화장대에서 봤었습니다.

(윗줄) C-레이션 통조림 : 전투식량으로 부산에 주둔한 미군부다에서 흘러나와 국제시장에서 판매 되었다. / (아랫줄) 비눗갑 : 비누는 국제시장에서 인기 상품 중 하나였다. / 분첩 : 1950년대 본국으로 귀국하는 미군들을 위한 기념품으로 국제시장에서 인기가 좋았다.

금성사 텔레비전(VD-191)과 라디오(A-501) / 텔레비전 1966년, 라디오 1959년&amp;nbsp;


금성사에서 만든 국내 최초의 흑백텔레비전으로 당시 가격은 생산직 근로자 1년 수입에 해당하는 6만 8천 원으로, 매우 고가였다고 합니다.

금성사!
저도 어렸을적 초등학교때 집에 있던 텔레비전이 골드스타 였습니다.

럭키 치약


금성사와 럭키치약이 통합되어 지금의 LG가 되었다고…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 오!! 했습니다.

옛 부산 관광 지도

지도 속 치질 광고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 &lsquo;돌아와요 부산항에&rsquo;, &lsquo;울며헤진 부산항&rsquo; 을 들어 볼 수 있는 체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듣는 중

2부 &lsquo;농경문화와 해양문화의 공존, 부산

동래야류, 수영야류 탈

탈 앞에 있는 테블릿을 이용하여 &lsquo;동래야류&rsquo;와 &lsquo;수영야류&rsquo;를 증강현실(AR)로 볼 수 있다.

동해안 별신굿


깡깡이 사진


‘깡깡이’는 배를 육지로 올려 표면에 붙음 따개비나 녹이 슨 부분을 찾아 내 망치로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주로 여성들이 이 작업을 했습니다. 이들을 ‘깡깡이아지매’ 라고 하는데, 배의 표면을 망치로 때릴 때 ‘깡깡깡’ 소리가 난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부산 깡깡이 아지매였던 할머니 인터뷰 모습


아…
배에 하루종일 매달려 망치질을 하다니… 얼마나 고되었을까요.

도슨트 선생님 말씀으로는 당시에는 마스크도 없어 작업할 때 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두르고 했다고 합니다. 작업 하다보면 더워서 수건을 그냥 던져 버리는데, 그래서 녹 가루 등이 그대로 몸속으로 들어가 건강이 매우 안좋다고 합니다. 영상 속 할머니도 이제는 몇 발자국만 걸어도 숨이 헉헉 차신다고 하네요.

깡깡이 작업 도구

재첩국 사장님 인터뷰 모습

재첩과 재첩그릇, 국자

재첩국 파는 리어카


‘재첩국 사이소~~~~’
리어카를 보자마자 부산 살던 지인분께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그 분 어렸을 적에는 재첩국 아주머니가 새벽에 머리에 독을 이고 다니셨다고 하는데, 리어카는 좀 더 발전된(?) 형태입니다.

재첩을 실은 리어카를 보니 재첩국 먹고 싶어서 재첩국 파는 아줌마를 그렸던게 생각납니다.

재첩국 사이소~~~

오늘날의 부산

부산 지역을 형상화한 지도


몇 년간의 철저한 지역 조사와 연구, 그리고 관람객의 언어로 잘 풀어 표현해준 전시 덕분에 즐겁게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전시를 보고 관람객들이 내 것으로 가져와 나의 이야기,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민속박물관만이 할 수 있는 공감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전시는 8월 30일 월요일 까지라고 합니다.
이틀 남았으니 혹시 아직 전시를 못 보신 분들이라면 사둘러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링크 <<클릭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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