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을 역사가라면 누구나 말하지만 내가 보건대 말뿐이고 제대로 심각에 토대하는 접근은 좀처럼 볼 수 없다.
잠깐 특집으로 다루거나, 찔끔 언급하고 말 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알파요 오메가다.
아주 잠깐하는 경험에 지나지 않으나 만주 쪽 일화가 있다.
한 번은 하얼빈 빙등축제를 갔으니 엄동설한이었다.
그 빙등축제장이 당시 영하 28도였는데 카메라 셔터가 눌러지지 않았다.
만주는 온통 빙판이었다.
이 엄동설한에 할 수 있는 일은 암것도 없다.
그냥 방구석에 틀어박혀 군불 때면서 고구마 감자 구워먹고 친구들끼리 고스톱 판이나 벌일 뿐이다.
이 엄동설한에 군사정벌? 미친 짓이다.
적을 공격하기 전에 내가 망한다.
이때 유의할 게 동물이다. 이 동물 이런 엄동설한엔 까딱하면 다 얼어죽는다.
소말돼지가 무서운 건 전염병이 있지마는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디느냐도 심각하다.
이 문제 생각해야 한다.
나아가 곡물저장 이 문제도 심각하다.
이런 엄동설한을 이기기 위해서는 집을 어디에다 짓는가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북서풍을 막아주면서 골 바람도 피하는 양지바른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실상 고고학 영역에 가깝다.
곡물이나 가축이 이 엄동을 이기기 위해 무엇을 어찌했는가?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갔는가 아니면 지상 노출에서는 어찌했는가?
그릇은 어떻게 만들어야 동파를 견뎌냈는가?
고구려 토기가 동시대 신라 백제와는 이 점에서 무엇이 어찌 다른가?
이런 문제 하나하나가 다 사활이 걸린 문제다.
고작 기형 타령 일삼을 때가 아니란 뜻이다.
그런 차이들이 어떤 문화적 특질 혹은 기상 기후조건을 반영하는가?
하다 못해 이런 거라도 파봐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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