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포항 거주 젊은이가 자신이 모는 SUV 차량을 몰고는 유유히 경주 쪽샘지구에 포진하는 신라시대 무덤 중 하나의 정상에다가 떡 하니 주차를 했다 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거니와,
사건 발생 직후 현장 감식을 위해 내가 출동해 점검한 결과 경주시가 긴급히 그 무덤 앞뒤로 박아세운 안내판 두 개가 있으니, 그 문구를 살피니 다음과 같다.
안내문
고분에 올라가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 101조에 의거 2년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벌 받을 수 있으니, 무단 출입을 금지합니다.
Climbing up the tomb is punished 20 million won fine, or prison time 2 years under Artide 101 of the Protection Act unauthorized access is prohibited.
경주시
저 한글 문구를 구글 영어 자동 번역에 실어봤다.
Unauthorized entry to the burial mound is prohibited as it may be punished by imprisonment for up to two years or a fine of up to 20 million won in accordance with Article 101 of the Cultural Heritage Protection Act.
자동번역이 훨씬 영어스럽다.
그건 그렇고 저 경고판이 거론한 관련 법률조항을 뒤져봤다.
문화재보호법 제12장 벌칙 제101조(관리행위 방해 등의 죄)를 찾아보니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9. 11. 26.>" 고 했거니와, 그 세부 내역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제12조에 따른 지시에 불응하는 자
2. 제34조제5항(제74조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관리단체의 관리행위를 방해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관리권자의 관리행위를 방해한 자
3. 허가 없이 제35조제1항제3호(제74조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
4. 제44조제4항 본문(제45조제2항과 제74조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른 협조를 거부하거나 필요한 행위를 방해한 자
5.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관리ㆍ보존에 책임이 있는 자 중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해당 문화재를 멸실 또는 훼손하게 한 자
6. 거짓의 신고 또는 보고를 한 자
7.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구역이나 그 보호구역의 경계 표시를 고의로 손괴, 이동, 제거, 그 밖의 방법으로 그 구역의 경계를 식별할 수 없게 한 자
8. 제48조제2항에 따른 문화재청장의 공개 제한을 위반하여 문화재를 공개하거나 같은 조 제5항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출입한 자(제74조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고분을 오르는 일이 처벌된다는 말은 엄따.
암튼 저 세부조항 중 이번 행위는저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문제의 SUV 차량은 기아자동차 스포티지라는데...
다들 하는 말이 기아차는 이번 일로 10년치 홍보를 다했다는 찬사가 쏟아지거니와,
이참에 기아차여 문화재보호기금 투척함이 어떠할까 감히 상신하는 바이오.
저 무덤은 경주시 문화재과장 이채경한테 문의하니, 식민지시대에 제79호분으로 명명한 곳이라,
저 시대에 조선총독부는 경주시내 포진한 신라시대 무덤 중 봉분이 완연한 것 155개를 골라 번호표를 붙여 식별 보호하고자 했으니, 그에서 저 번호를 부여받은 것이다.
죄수도 아닌데 번호로?
우리가 잘 아는 천마총은 꼬바리 155번이며, 황남대총은 98번이다.
암튼 이번 일로 79호분은 스포티지총塚으로 명명되었으니, 일명 기아총塚, 일명 SUV총塚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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