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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또 한 분의 민속박물관 전설 이관호 선생이 떠난다

by taeshik.kim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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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찡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가 떠난다.

떠나면서 그가 남기는 말을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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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간의 출근!

오늘은 2022년  12월 30일, 올해도 오늘을 포함해 이틀  남았다.
내일이 토요일이니  올해  실제로 출근할 날은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오늘만 출근하면  이제 새벽 일찍 토끼눈을 비비며 출근할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31년간의 똑같이 반복된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의 출근!

92년 1월  첫 출근은 신공덕동에서, 93년부터 95년까지는 불광동에서, 그리고 95년부터 2000년까지는 상계동에서, 마지막 22년동안은 일산에서의 출근이었다.

이제 출근이라는 두 글자를 졸업해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인 것이다.

60년 전인 임인년에 세상의 빛을  보아 한 갑자가 돈 임인년에 출근을 마무리 한다.

아마 어쩌면 담주 월요일  아침에도 새벽 5시경에 눈이 떠져 출근준비를 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31년동안의 일상이었으니까^^

오늘 마지막 출근 준비를 하면서 뭔가 더욱 꼼꼼하게 챙기고 영원히 기억속에 남기고픈 생각이 든다. 한가지 한가지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말이다.

31년만의 마지막 출근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싶다. 아침 밥을 챙겨주고 마중을 해 준 아내와 울 딸들! 박물관 정문에서 반갑게 맞이해 준  울 청원경찰과 방호 직원들! 이른 청소를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넨 미화반 분들!  한공간에서 하루종일 함께 한 직원들과 우리  박물관을 찾아주신 고객들!  모두 모두^^♡

나는 오늘 마지막 출근을 하면서 31년동안 이들 모두와 함께해서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이 있게했고, 또 다른 후반기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의 기틀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그동안 저를 도와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어여 마지막 출근을 해야겠다. 눈과 마음에 꼭꼭 간직하면서 말이다.

2022년 12월 30일
국립민속박물관으로의 마지막 출근준비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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