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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서는 번역본을 보지 않았다.
반드시 원서를 구해 읽었다.
전공서적뿐 아니라 이보다 조금 가벼운 교양서도 마찬가지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쓴 책의 경우 해당 국가 원서를 구해 읽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번역본을 믿지 못했던 탓이 크다.
최근에는 이런 습관이 바뀐 것이 이제는 원서를 구해 읽을 때의 팽팽한 긴장감이 부담이 된다.
조금 가볍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고,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데는 역시 모국어 번역본이 가장 제격이라.
그러다 보니 번역 수준을 따져 어렵사리 소문이 좋은 번역본을 구해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국내에서 야마오카 소하치와 시바 료타로 번역에는 박재희 씨 번역이 최고인 것 같다.
물론 심각한 오역이 많은 것도 알고는 있는데,
책의 필체가 원작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다.
영문소설 중에는 이윤기 선생 책은 믿고 찾는다.
이 양반 번역서는 영어원서보다도 더 나은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중국어는 번역본이 왠만한 책들은 가독성이 원서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인데, 중국어와 한글 언어 자체의 특성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외에도 요즘은 외서를 볼때 원서보다는 번역본을 먼저 살펴 보는 편인데,
수준높은 번역물이 이제는 우리 독서가에도 높게 평가받는 시절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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