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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아일랜드 답사개요(6) Portmagee 포트매기와 허탕으로 끝난 Skellig Michael 스켈릭 마이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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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릭 마이클

 

Portmagee in Kerry 케리주 포트매기 : Skellig Michael 스켈릭 마이클 : 8. 31 

 

포트매기는 Kerry County에 속한 작은 항구마을이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 까닭은 그 주요 행선지 Skellig Michael 스켈릭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스켈리그 라고 표기하는 모양이다.) 마이클을 오가는 통통 배가 이곳에서 출항한다는 첩보 때문이었다. 스켈릭 마이클이란 스켈릭 섬 Skeiig Islands라는 작은 바위섬 두 개로 이뤄진 곳으로, 다름 아닌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어서, 참새가 지나는 방앗간 심정으로 지나칠 수는 없었다.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아일랜드 전체 섬에 세계유산 World Heritage는 세 곳이라, 앞서 소개한 코즈웨이 Causeway라는 자연유산이 한 곳이고, 다시 앞서 둘러본 브루 나 보인 Brú na Bóinne 이라 해서 후기 신석기시대 대따시 큰 집단무덤이 다른 한 곳이어니와, 나머지 한 곳이 바로 스켈릭 마이클이다. 뒤 두 곳은 국적으로 보면 아일랜드 공화국 영역이다. 

스켈릭 마이클은 케리주 이베라크 반도(Iveragh Peninsula) 해변에서 서쪽으로 11.6 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는 쌍둥이 바위섬이라, 그 생김새를 보면 우리로서는 영 기시감이 다대하거니와, 그렇다, 동도東島 서도西島 두 개 큰 바위섬이 주축을 이루는 독도獨島랑 거의 똑같다. 

 

 

이 쌍둥이섬 역시 독도랑 마찬가지로 현재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도로, 크게 보면 동-서 양쪽에 포진하거니와, 개중에서도 약간 남쪽으로 치우쳐 서쪽에 위치하는 쪽에 세계유산 핵심인 유적이 분포한다. 두 섬 중에 동쪽에 위치하는 소小스켈릭Little Skellig에는 접안시설이 없다. 

 

 

이 스켈릭 마이클은 해발 288미터인 스핏Spit이라는 최고봉을 중심으로 가파른 벼랑이라, 이런 데다가 어째서 그 옛날 사람들이 수도원을 건설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곳은 알려지기로는 6~8세기 무렵에 켈트족이 수도원을 만들었다 하거니와, 그것이 빚어낸 묘한 풍광과 역사성에 힘입어 1996년에 세계유산이 됐다. 내가 현장을 보지 못해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종탑 흔적과 거석기념물, 그리고 해발 170~180미터 지점에 똬리를 튼 수도원, 그리고 그에 이르는 세 갈래 좁고 가파른 돌계단으로 특징짓는다. 

 

동트기 전 포트매기

 

해 뜬 포트매기

 

높은 풍랑과 기상 조건으로 이곳 상륙은 대체로 여름철 몇달만 가능하다고 한다. 뭐 이랬으니, 전날 비바람 거셌던 점을 고려하면 실상 상륙은 불가능한 것으로 점지되었지만, 사람 심리가 어째 그렇겠는가? 혹시나 하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스켈릭 마이클은 영화 촬영지로도 저명하거니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스타워즈 에피소드 8》에서 최초의 제다이 사원 촬영지가 이곳이라고 한다. 그만큼 풍광이 이국적이며 압도적이라는 뜻일 터이다. 

현장에서 확인하니, 이곳으로 오가는 배는 동네 사람들이 운영하는 통통배였다. 엔진으로 운항하기는 하나, 코딱지 만한 통통배였다. 포토매기에서 운항한다 하고, 예약을 해야 한다 해서 미리 예약까지 해 놓았으니, 다음날 오전 9시 30분 출항 예정 통통배였다. 

 

숙소

 

폭풍우 소리를 함께 청한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이라, 나는 무엇보다 기상 조건이 궁금했으니, 바람은 현저히 잦아들긴 했지만, 가는 비가 계속 내렸다. 희끄무레한 새벽녁, 항구 뒤편 약간 언덕진 곳에 잡은 호텔(뭐 여인숙 정도로 생각하자)에서 내려다 보니 해는 떠오를 기미가 도통 없다. 

빈둥빈둥대며 동네를 어슬렁거리는데, 해변을 따라 좀 걸어봤으니, 동이 트지 않아 제대로 주변과 원경이 분간되지 아니했다. 이러나저러나 시간을 때우다 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어제 그 기나긴 장거리 주행에 녹초가 된 일행들이 하나둘 일어나 숙소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는 식당에 모였다. 

 

 

이런 한적한 항구마을, 2층까지 총 10개가량 되는 방을 갖춘 이 작은 여인숙형 호텔에 우리 말고 누가 투숙했을까 궁금하기는 했는데 아침에 보니 우리 말고도 두 팀인가 더 있었다. 어디 숨어있다가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통통배 시간까지 좀 짬이 나서 아침을 먹고는 동네를 같이 걸었다. 새벽녂에 봐둔 이 동네 한 농가 마당 토탄 말리는 현장을 일부러 동행들한테 보여주고 싶어 그곳을 안내했다. 아침 식사하면서 그 토탄 뭉탱이를 촬영한 여러 사진을 폰으로 보여주면서 이게 무엇이냐 해서 새삼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토탄이라 했다. 

 

캐다 말리는 토탄

 

이 토탄은 살피니 식물 뿌리 같은 것이 잔뜩 붙어 엉킨 상태라, 그 식물뿌리가 식물뿌리인지, 아니면 소똥 말똥 같은 걸 어깨서 짓이겨 넣은 것인지 단안을 할 수 없어, 이것 역시 현지 식당 주인한테 확인했더니, 자연 상태로 흙더머리를 떼어 말리는 중이라 한다. 그렇게 해서 한데다가 몇주인가 몇달 내어놓아 말려서는 나중에 연료로 쓴다고 한다. 

시커먼 빛깔이 도는 이런 토탄층 흙은 온 사방에 다 보여, 아무데서나 캐오냐 했더니, 그건 아니고 저런 걸 캐오는 데는 따로 있어 습지 bog에서 캐 온다고 한다. 

 

포트매기 항구

 

마침내 예약 시간이 다 되어 항구로 나갔더니, 뭐 별도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곳에 무슨 조합 같은 형태로 통통배를 운영하는 모양이라, 동네 아저씨들이 나름의 규칙에 따라 배를 운항하는 듯했다. 오늘 배가 운항하냐 했더니, 기상 조건을 봐야 하며, 어딘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했다. 우리로 치면 해양경찰 같은 데서 지시를 받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다가 10시까지 연장해서 지켜보겠다고 했다. 안 되는 쪽으로 흐르는 것임이 분명했다. 내가 봐도 파고가 높은 편이었고, 바람이 조금은 센 편이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스켈릭 섬으로는 운항하지 못한다는 전갈을 하면서, 그네들이 대신, 그 근처까지 유람하는 상품은 있다면서 그걸 이용하겠느냐 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그것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스켈릭 마이클

 

포토매기 항구는 내륙으로 쑥 들어간 지점에 위치한다. 따라서 그 전면 본격 해양 파도 사정이 어떤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항구를 떠나 내해 같은 데를 지날 때만 해도 이 정도면 견딜만 했다. 하지만 이내 통통배가 바다로 나아가니 사정은 급변해 그야말로 집채만한 파도가 연실 넘실거리며 배를 들이쳤다. 그렇게 대강 한 시간 이상을 울렁거리다 보니, 나로서는 실로 간만에, 수십년만에 배멀미를 경험했다. 속이 니글니글거렸다. 

그 통통배에는 대략 10명 정도가 탔다고 기억하는데, 파고가 얼마나 심했으면, 사진 촬영이고, 동영상 촬영이고 뭐고,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포트매기 항구

 

아 참....통통배 운항 시간이 늦어지니, 뱃사람들이 주변을 둘러 보고 오라해서, 그네들이 안내한 곳을 따라 해변으로 차를 몰아 나아갔다. 포트매기 마을 뒤편으로 길게 가로누운 언덕배기 같은 능선이 있어, 그곳 정상으로 차가 운행한다 해서 그곳을 올랐더니, 그 능선 꼭대기서 사방을 조망하는데, 저 멀리 스켈릭 섬이 보였다. 그 정상에선 밑에서 불어올라오는 바람이 더욱 거셌는데, 내가 그것을 보고는 오늘 입도는 물건너 갔음을 알았다. 이 언덕을 넘어 저 아래로 다른 항구 마을이 펼쳐졌으니, 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스켈릭 섬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전망하는 곳으로 갔다. 

 

 

거기서 저 멀리 스켈릭 섬을 조망하니, 그 오른편 바다 위로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마침 비까지 후려치는데, 풍광은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그렇게 해변 멀미 유람을 끝내고 육지에 다시 발을 디디니 살 만했다. 속을 가라앉힐 겸, 항구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고는 다음 행선지, 그러니깐 이번 아일랜드 답사 마지막 기착지 코크 Cork를 향해 우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곳까지도 적지 않은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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