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우도 이런 예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
야요이시대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에서
양자강[장강] 이야기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말해 양자강에서 일본열도로 야요이문화가 들어왔다는 것으로
황해를 바로 건너 일본열도로 들어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반도 남단을 먼저 왔다가 일본으로 왔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도 모두 야요이시대 기원을 양자강 도작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이야기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첫째로 한반도 남단의 문화가 양자강 유역과 직접 관련이 있음이 확인되지 않는 한,
일본열도의 야요이시대 문화가 양자강 유역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없는 한,
황해를 건너 바로 들어왔다고 보는 건 무리다.
황해를 건넌다는 게 말이 쉽지 삼국통일 후 한반도를 경유하는 도항로가 없어지면서
일본은 견당사를 황해를 건너 바로 보냈는데
이 당시에도 배 두 척 중 한 척은 바다에서 사라질 정도였고,
황해를 건너는 경우도 사실상 표착이나 다름없이 목적지와는 다른 곳에 기항하는 경우도 잦았다.
황해를 바로 건넌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말이다.
둘째로 우리나 일본은 한반도 북부의 역량에 대해 과소평가하는데
필자는 한반도에서 도작과 잡곡농경이 합쳐져 사실상의 혼합농경이 이루어진 곳은
요동반도 남단에서 한반도 서북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이 혼합농경이 한반도 남단으로 남하한 다음,
한반도 남해안 일대에서 도작의 비율이 높아져 도작농경 의존도가 높은 촌락이 출현하며
바로 이 촌락이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 설명이 문화적 측면에서도 가장 무리 없이 이해 가능한 내용이 아닐까 하며
비슷한 주장을 한 분들이 이미 학계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이 주장에 필자는 공감한다.
어쨌건 양자강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 야요이 및 고분문화 도입기에
한반도 언급을 피하고픈 잠재의식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 Editor's No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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弥生文化のルーツ
弥生時代の始まり
弥生文化の成立
弥生文化の起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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