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1회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주구장창 한국에서 나오게 하는 첫 발이 무언가 하면,
뭐 하나 잘 팔린다고
너도 나도 그리로 몰려가 비슷한 일을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 윤치호 일기였는지 뭐였는지,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 중에
조선에서는 우산 장수가 우산 팔아 돈 좀 벌었다 하면
하던 것도 다 때려치고 우산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폭주하는 탓에
원래 있던 우산장수도 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산이 안 팔리고 장화가 잘 팔린다고 생각하면 그리로 이번에는 폭주한다.
그러니 우산 장사, 장화장사 전부 다 망하고,
우산 잘 만드는 놈, 장화 제대로 만드는 놈은 하나도 없게 된다는 것인데,
그럴 듯한 이야기다.
필자가 나이 60에 우리나라 연구풍토에서 본 것은
뭐 하나 좀 뜬다 싶으면 그리로 떼거지로 몰려가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텅텅 비어 버린 다른 소외 학문 분야에서
엉뚱하게 나중에 노벨상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필자가 본 노벨상 수상 주제 중에 그런 것이 여럿 있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로 다 몰려 가는 바람에
아무도 안하던 주제.
거기서 노벨상 나온 것만 해도 내가 기억나는 것만 여럿이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을 앞으로도 타는 방법?
자기 자리를 지키라는 것이다.
남들이 좀 팔린다고 해서 그리로 몰려가지 마라.
외롭고 혼자 가는 것 같아도
좋아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끝까지 지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괭이를 잡고 파다 보면
결국 유전이 터진다.
우리나라에 대가가 없는 이유는
인기 있고 뜨는 것만 따라 쫒아다니는 뜨내기 연구자들이 많아서 그렇다.
자기 자리를 지켜라.
노벨상이 됐건 대가의 길이 됐건 그것이 첫 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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