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미라 보존과 매장의 문제, 그리고 또 다른 분량은 미라가 단순히 흥미와 호기심의 영역을 넘어 명실상부 한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결국 미라 안에 아직도 잔존한 과학 정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윤리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조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음을 증명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여기서는 과연 어떤 "의학적 정보"가 미라 연구를 통해 획득될 수 있는 것인지 그 이야기를 하나 예를 들어 써보겠다.
때는 지금부터 13년 전. 2006년 4월.
지금은 국립청주박물관장으로 근무 중인 이양수 박사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았다.
당시 이양수 선생은 김해박물관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현지 발굴 중 조선시대 미라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 무덤에서 발견된 피장자-미라는 서울대 연구실로 모시고와 다양한 인류학적 조사를 시행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중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단연 기생충학적 검사였다.
미라 장기에서 채취한 분변 시료를 수화하여 기생충학적 검사를 수행한 결과 다양한 종류의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미라 분변안에서 발견한 기생충란 중에는 "참굴큰입흡충"의 충란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미라에 대한 기생충학적 조사가 있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 학계에서 미라의 학술적 가치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 하고 있었다.
옛 미라에서 조선시대 당시의 기생충 알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그 자체로야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겠지만 과연 학술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학자들이 시간을 들여 연구할 만한 대상일까?
이것이 일반적인 의학자들의 생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미라에서 "참굴큰입흡충"이 발견되면서 조선시대 미라 연구의 학술적 가치는 일약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필자가 이 부분 이야기를 자세히 여기에 써 볼까 생각하고 장황하게 쓰고 있던 중 필자와 공동으로 작업을 하는 단국대 서민 박사가 이에 대해 잘 써둔 글이 이미 온라인에 업로드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굴큰입흡충에 대한 전반적 설명과 함께 이 기생충란을 미라 샘플에서 발견한 것이 왜 당시 기생충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가 하는데 대한 설명이 자세하여 아래에 링크 해 둔다. 독자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위 글을 읽고 나면 미라 연구가 단순한 복고취향이 아니라 어떻게 현대 의학 연구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갔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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