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당연히 기초조사가 잘 되어 있겠지 하는 문화재가 의외로 그렇지 아니한 일이 많아, 조선 중종 31년(1536) 만들었다는 물시계 자격루自擊漏도 예외가 아니다. 이 자격루는 핵심 부품들이 사라진 채 물통들만 남았지만, 세종시대 그 자격루 전통을 이은 위대한 과학유산이라 해서 당당히 국보에 이름을 올렸거니와, 그 현존하는 부품 중 항아리에 새긴 글자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아니한 상태였다.
이 자격루는 본래는 창경궁 보루각이라는 곳에 있다가 식민지 시대에 덕수궁 광명문으로 옮겨져 현재에 이른다. 이렇게 있던 자격를 이번에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때빼고 광내는 보존처리에 돌입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에 읽어내지 못하거나 잘못 읽은 글자들을 읽어냈으니
그 부품 중 항아리에 새긴 제작 관련자 12명 중 분명치 아니한 4명을 이참에 확 파내었으니, 이공장李公檣(?~?), 안현安玹(1501~1560), 김수성金遂性(?~1546), 채무적蔡無敵(1500~1554)이 그들이다. 이들은 실록이나 국조인물고, 문과방목 등을 통해 행적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거니와, 특히 안현, 김수성, 채무적이 천문전문가로 자격루 제작에 참여했음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번 글자 파악은 중요성을 지닌다 하겠다.
이 중에서도 채무적蔡無敵이 묘한데, 무적함대 할 때 그 무적이라는 뜻 글자를 그대로 이름으로 삼은 까닭이다. 김 수성遂性도 역시 그런 뜻 글자로 보인다.
기타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이거이와, 문양을 좀 더 분명히 하고, 덧붙여 성분 분석을 통해 어떤 금속재질로 만들고, 어떤 주조과정을 거쳤는지도 제법 드러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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