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나이, 정확히는 50대 후반-60대 초반은 생각이 많은 시기이다.
필자도 노후는 정말 생각도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그런데도 요즘은 생각이 많고,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60대 이후가 놓여 있다.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평생 책만 보고 글쓰며 살아온 필자가
지금까지 대학에서 활동한 것과는 전혀 다른 조건이 주어졌을 때
과연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인가,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에는 고민이 많다.
우선 대학에서 떠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과 다른 세상을 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생업과 공부가 일치해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개 학자로서 40대를 제대로 넘기지 못한 친구들이
50이 되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학교 밖을 떠돈다.
정치한다고 들쑤시는 친구들,
필자가 본 태반은 모두 이런 부류였다.
50이 넘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렇게 다른 일을 기웃거리지 않는다.
그리고 60까지 열심히 살더라도
60 이후의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다.
60대까지 대학에서 경험한 방식을
60대 이후 대학을 떠나야 하는 시기에도 어거지로 유지하려 하는 것이 첫째로
결국 젊은 친구들에게 뒤에서 욕을 먹게 되며
필자 나이 또래라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땜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길어봐야 3년을 버티지 못한다.
가장 안정적인 것은 생업을 뭔가 유지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연구활동을 재개하는 경우로,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경우들이 있다.
대개는 60 이후의 삶을 치밀하게 준비한 경우로
이런 경우에는 젊은 세대들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고
60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가져간다.
필자가 선망하는 방식의 인생 마무리로
60이후의 인생-.
그 이전의 인생을 지키려고 하면 다 잃게 되는것은 분명하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인생을 설계해야지
60 이전 자신의 활동의 방식은
머리에서 빨리 지울 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다.
그런 생활방식은 60 이후 더이상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키려 하면 모두 잃게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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