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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평양성에 대한 생각

by 초야잠필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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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는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방정하게 구획된 바둑판 모양의 고대 도시는 꽤 보고가 있다. 가까이는 발해와 일본의 여러 수도들도 모두 그렇다.

당나라 도성 체계를 모방했다고 하지만,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까지 이렇게 반듯한 형태의 도시 구조가 이루어졌던 것을 보면 꼭 당나라 도성체계에서만 볼 수 있는 체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앙코르와트. 바둑판 모양의 도시 구획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독 그렇지 않은곳이 바로 한반도인데, 한반도 국가 (발해는 한반도가 아니므로) 에서는 이런 모양의 도시구획을 가진 도시가 한번도 출현한 적이 없는 것 아닌가? 

이르게는 고조선 왕검성으로 비정되는 평양 일대 도시흔적부터 시작해서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왕성들이 바둑판처럼 구획 설계되어 건설된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최근에 옛 도성을 복원한 그림을 보면 주변 나성은 뱀처럼 구불구불해도 그 내부는 바둑판처럼 묘사해 놓은 것을 보는데 (아래 평양성 처럼) 이것 정말 이랬을까?

평양성의 경우는 아마도 기자정전의 구획을 참고한 것 같기는 한데, 기자정전터라는 것이 평양성 내부 전체를 구획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기자정전이라는것이 정말 고구려 시대 도시 구획인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고구려 평양성 상상도. 외성 부분은 바둑판처럼 구획해 놨는데 정말 저랬을지 의문이다. 외성의 바둑판 모양은 사실 조선후기 이래 저 지역을 기자정전으로 봤던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여 밭 구획으로 봤던 시각을 도시구획으로 바꿔친 데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고구려 외성이 저렇게 구불 구불 했는데 내부는 바둑판 모양이었을까?
도성 성곽이 평양성 보다는 훨씬 사각형에 가까왔던 한성도 내부 구획은 바둑판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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