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은 이제는 일약 한국사의 알렉산더 대왕쯤 되는 대정복군주로 되어 있지만,
이것도 19세기 후반 일본에 의해 호태왕비가 확인되면서 생긴 개념으로
호태왕비 이전에는 광개토대왕은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 할 것이다.
호태왕비 이전 광개토왕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되었을 것은
당연히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광개토왕에 대한 업적일 텐데,
여기 보면
廣開土王,諱談德,故國壤王之子。生而雄偉,有倜儻之志。故國壤王三年,立為太子。八[10]年,王薨,太子卽位。秋七月,南伐百濟,拔十城。九月,北伐契丹,虜男女五百口,又招諭本國陷沒民口一萬而歸。冬十月,攻陷百濟關彌城。其城四面峭絶,海水環繞,王分軍七道,攻擊二十日,乃拔。
二年,秋八月,百濟侵南邊,命將拒之。創九寺於平壤。
三年,秋七月,百濟來侵。王率精騎五千,逆擊敗之,餘寇夜走。八月,築國南七城,以備百濟之寇。
四年,秋八月,王與百濟,戰於浿水之上,大敗之,虜獲八千餘級。
九年,春正月,王遣使入燕朝貢。二月,燕王盛,以我王禮慢,自將兵三萬襲之。以驃騎大將軍慕容熙,為前鋒,拔新城、南蘇二城,拓地七百餘里,徙五千餘戶而還。
十一年,王遣兵攻宿軍,燕平州刺史慕容歸,棄城走。
十三年,冬十一月,出師侵燕。
十四年,春正月,燕王熙來攻遼東城。且陷,熙命將士:「毋得先登,俟剗平其城,朕與皇后,乘轝而入。」由是,城中得嚴備,卒不克而還。
十五年,秋七月,蝗,旱。冬十二月,燕王熙襲契丹,至陘北,畏契丹之衆,欲還。遂棄輜重,輕兵襲我。燕軍行三千餘里,士馬疲凍,死者屬路。攻我木底城,不克而還。
十六年,春二月,增修宮闕。
十七年,春三月,遣使北燕,且叙宗族,北燕王雲,遣侍御史李拔報之。雲祖父高和,句麗之支屬[11],自云高陽氏之苗裔,故以高為氏焉。慕容寶之為太子,雲以武藝,侍東宮,寶子之,賜姓慕容氏。
十八年,夏四月,立王子巨連,為太子。秋七月,築國東禿山等六城,移平壤民戶。八月,王南巡。
二十二年,冬十月,王薨。號為廣開土王。
이렇게 되어 있어, 신라를 도운 이야기는 아예 없고,
가야 종발성까지 쳐들어간 이야기도 없으며,
백제는 한성을 함몰시키고 아신왕의 항복을 받았다 이런 이야기도 아예 없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백제는 고구려와 분명히 다투었고,
호태왕비문에 보이는 대방계 침입으로 보이는 부분도 삼국사기 기록에는 보이는데,
한성을 쳐서 아신왕 항복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아예 삼국사기에 없다.
삼국사기 기록에는 고구려가 조금 우세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백제와 한강유역을 중심으로여전히 서로 치고받고 있는 정도의 기록이다.
이것은 과연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아신왕 항복,
해당 부분이 누락된 것일까?
그런데 말이다-.
이건 김단장께서도 쓰신 글과 통하는 이야기인데,
황남대총의 휘황찬란한 유물은
왜가 신라를 함몰시켜 이를 도와 출병하여 가야종발성까지 다 접수했다는 호태왕비,
그리고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언급도 없는 삼국사기 광개토왕기록-.
어느 쪽이 더 가까운 이야기일까?
광개토왕이 정말 4말5초에 백제왕성을 함몰시키고,
아신왕 항복을 받고,
신라 매금을 구원하여 가야까지 고구려 군이 이르고,
신라 매금이 고구려에 종속되었다는 호태왕비의 내용-.
다 믿어도 되는것일까?
원래 이야기는 호태왕비가 진실인데,
삼국사기 기록은 후대에 탈락되어 해당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김단장 추정하신 대로 고구려의 뻥일까?
이건 한 번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일임은 분명하다.
*** Editor's Note ***
광개토왕비가 토설하는 일을 전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북한 노동신문 주장도 다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신공황후가 신라까지 쳐서 항복을 받았으며, 신라 가야를 아예 식민지로 삼았다는 일본서기 기록도 모조리 받아들여야 한다.
왜 저건 거짓말이라 하면서 이건 사실이라 하는가?
믿니?
말 같은 소릴 해야 믿어주는 척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삼국사기가 훨씬 정확하며 훨씬 객관적이다.
물론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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