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네 살았네 식물인간이네 어쩌네 저쩌네 하다가 20일만에 뿅 하고 나타나서는 니들 놀랐제? 를 외친 김정은이가 그 두문불출 끝내고 대외에 공식 공개한 첫 행사가 이것이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멘 정은이는 노동절인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면서 이러고로 테이프커팅을 했다면서 컬러사진 잔뜩 배포했다.
나는 언제나 이런 이벤트에 드러나는 의식 ritual 을 주목하거니와, 그 리추얼만큼 그 사회 혹은 행사가 지닌 상징을 잘 드러내주는 일이 없다고 보는 까닭이다.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테이프커팅이 언제나 이런 양식인데 무엇인가? 오직 최고지도자 혼차만 가시개질을 한다는 점이다.
가시개질을 혼차 하느냐 아니면 그에 관련되는 주요한 인사들이 함께하느냐 아니냐 여부에 따라 그 사회가 독재주의 권위정권인가 아닌가가 극명히 갈라진다.
이 비료공장은 보니 테이프가 아니라 비단 같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은 여전히 권위주의 정권 맞다. 권워주의 정권일수록 좋은 일은 최고지도자 혼차만 독점해야 하며 나쁜일일수록 그 밑의 누군가가 독박을 뒤집어쓰야 한다. 왜? 그래야 최고지도지는 빛만 나는 법이며 그런 지도자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무오류 권력자가 되는 까닭이다.
테이프커팅은 좋은 일에만 한다. 궂은 일에 테이프커팅을 하는 일은 없다. 이런 자리는 언제나 최고권력이 나타나야 한다. 북한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훨씬 민주화한 사회로 간주되는 곳에서도 언제나 권력은 빛나는 자리만 지향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저런식으로 대통령 혼자 혹은 대통령 부부만 했다가는 욕 되바가지로 먹는다. 두번만 그리했다간 모가지가 성치 못한다.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하지만 역사를 조금만 더 거슬러올라가도 역시나 지금의 북한과 진배없었으니
박정희시대 대통령이 참석하는 테이프커팅은 오직 대통령 혹은 그 부부만 독점하는 리추얼이었다.
이건 1976년 7월 3일 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 개장식이라 대통령 혼자 가시개질이다. 문공부 장관도, 당시 국박관장 최순우도, 당신 경주관장 정양모도 시다바리에 지나지 않아 뒤에서 박수지는 일밖에 할 일이 없었다.
이 행사 직후 박정희는 관계자들을 불러 위로하고는 금일봉을 하사했는데 그 금일봉은 국립경주박물관이 아니라 경주고적조사단으로 내려졌다.
테이프커팅은 곧 금일봉이었다.
금일봉과 더불어 리추얼은 완공을 고했다.
김정은도 틀림없이 저리 했을 것이다.
금일봉이 없으면 충성이란 엿가락을 뽑아낼수 없다.
말한다.
민주사회는 가시개질 분배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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