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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도 다 그렇겠지만 기자라는 족속은 좀 훈련이 쌓이다 보면, 희한한 생존본능을 체득하게 된다.
이른바 임기응변이 그것인데, 현장에 가서 부닥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이런 능력이 불뚝불뚝 솟아나곤 한다.
작금 일본 '2019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직면한 우스꽝스런 상황을 이 사진만큼 명징하게 드러내는 장면 있을까?
'表現の不自由展(표현의 부자유전)'이라는 글자 큼지막한 저것은 이 대회 저 코너 팜플렛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현실을 고발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이 코너가 역설적으로 그 '표현의 부자유'라는 외적 압력에 따라 전시가 중단되고, 저들 작품이 철거되는 비운을 맞았다.
그렇다면 저 팜플렛은 누가 저기다 놓았을까?
모른다.
어이없는 전시중단과 전시작품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가 이 전시코너 기획 스태프 일원일 수도 있을 터이고, 혹은 어떤 관람객 소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시장은 이미 임시벽으로 틀어막힌 상황이었다.
이 사진은 긴급히 현장에 투입된 우리 공장 문화부 정아란 기자 촬영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서 정 기자는 저 장면을 포착했을까?
간단하다. 잠입이다.
출입시설이 봉쇄된 마당에, 작가 어시스턴트라 해서 전시장에 잠입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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