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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long awaited reencounter with pavilion, however....

by taeshik.kim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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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맘쯤이면 나는 사진기 둘러매곤 이곳을 찾았으니

그런 의레한 연례행차를 지난 몇 년을 건너뛰어야 했다.

이놈의 문화재판 공사는 일단 손만 댔다하면 바닥까지 다 헤집고 봐야 직성이 풀리는지

애초엔 저 정자 복판 인공섬으로 향하는 나무다리가 원위치와는 달라졌단 핑계로 기어이 손을 대더니

아주 완전해체하고 말더라

어느 문화재판 공사인들 그렇지 아니한데 있으리오?

교량이 바뀐 것도 다 그럴 만한 곡절이 있고 그 곡절 또한 그 역사의 일부임이 엄연할진대

식민지시대 빛바랜 사진 한 장, 엽서 두 장이 증거라며 원형을 찾겠다며 기어이 다리 하나 뜯어곤친다는 핑계로 천지사방 아주 바닥까지 홀라당 헤집고 석축까지 이참에 손대고는

봐라 이것이 문화재다 하는 폭거가 계속 자행 중이라

글타고 저리 새로 만들었다 해서 정자를 공개한 것도 아니요 여전히 철문 콱 닫아놓을 거 뭐 하러 다리는 새로 만들었단 말인가?

이놈의 문화재판 고건축이며 보존과학도라는 족속들 무슨 때마다 헤집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지 뜯지 못해 환장한 놈들 맞다.

암튼 저거 뜯고 고치고 새로 쌓는다고 몆년 바리케이트 둘러쳤다가 오늘에서야 문을 열었으니

지난 몇년 내가 빼앗긴 시간들은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말 나온 김에 석축 돌아가며 나무 좀 심카라.

저게 뭐냐?

한 쪽은 그나마 나무라도 자라고 개중 일부가 단풍나무라 저 풍광 살리는 건 오직 저 단풍 몇 그루가 있을 뿐이다.

반대편에도 제발 나무 좀 심카라.

정 안 되면 요즘 대세인 핑크뮬리 댑싸리라도 심카라 저게 뭐냐?

고작 다리 방향 하나 바꿀라고 돈을 쌔리 붓고 다 뜯었단 말인가?

나무 한 그루 불어난 것도 없고 곤치기 이전과 달라진 풍광은 눈꼽만큼도 없다.

고작 다리 방향 하나 바꾸고, 새로 지었다는 향원정 정자에다가 자부동 하나 갖다 놓으려 저 시간과 비용을 허비했단 말인가?

나무 좀 심자 나무 좀!!!! 

어떤 돌대가리들이 자문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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