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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4

보령 영보정永保亭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예부터 경치 좋은 곳에는 셋 중 하나가 들어서게 마련이다. 절, 정자, 군사시설. 이곳은 그중 둘이 한꺼번에 들어선 곳이다. 충청도수군절도사忠淸道水軍節度使가 머무르던 수영水營의 망루이자 정자가 이 영보정永保亭이었다. 그런 만큼 경치로는 조선 제일을 다툰다고 하는 곳이라 한다. 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1479~1504),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1571~1637),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 같은 당대 명사들이 제시와 기문을 지어 붙였고, 규남圭南 하백원河百源(1781~1844)이라는 분은 아예 그림을 그려 여기서 노닐던 때를 회상했다. 그 그림에 거북선이 있어 한때 뉴스를 달구기도 했다. 하지만 무정한 세월은 수군절도사영水軍節度使營도 영보정도 모두 스러뜨렸다. 판옥선에 거북선이 그득했을 항구 .. 2023. 10. 2.
보령서 만난 동농 김가진 충청수사가 집무하던 건물 이름이 공해관控海館이었다고 한다. 용케 그 편액이 남았는데, 동농東農 김가진金嘉鎭(1846~1922) 글씨다. 조선 말 관료이자 독립운동가로 유명한 그지만, 글씨에도 일가견이 있던 분이었다.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1705~1777)를 사숙했다는 그의 글씨는 날렵하고 획의 움직임이 빠르다. 글자획의 굵기가 가는 편인데 그렇다고 파리하다거나 야윈 인상은 아니다. 창덕궁 후원 정자 편액 상당수가 그의 작품이라고 하고, 독립문의 한자와 한글 편액을 썼다는 설도 전해질 만큼 동농은 당대 명필로 이름이 높았다(독립문 글씨는 이완용 작품이란 설이 강하기는 하나). 그래서인지 족자나 병풍 같은 작품이 제법 많이 전해진다. 현판이나 석각 글씨는 굵게 쓰기 때문에 그 개성이 덜하기는 하지만, 이 .. 2023. 10. 2.
이상한 남포읍성 남포읍성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map.kakao.com 앞서 소개한 보령 남포읍성은 다음지도 스카비뷰를 통해 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그 구조적 특징과 더불어 입지조건이 완연하게 드러나는데 첫째 아주 정확한 정사각형은 아니지만, 실상 그나 다름없다는 점이요, 둘째 서해 바다에서 상륙한 지점 길목에 자리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읍성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남포읍성藍浦邑城' 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집필자는 조선시대 성곽 전공자로 현재는 충북대에서 정년퇴직 은퇴한 차용걸이며 이 글을 쓴 시점은 1995년이라 한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10호. 둘레 890m. 지정면적 11,478㎡. 현재 동·서·남문과 적대(敵臺)·수구(水口) 등의 시설이 남아 있다. 『문종실록』에 의하면, 이 성은 1451.. 2020. 8. 30.
폭우에 다시 찾은 보령 남포읍성 충청도 땅 보령保寧 남포읍성藍浦邑城 진서루鎭西樓다. 진서루란 서쪽을 진압하는 누대란 뜻이니 읍성 전체 구역 중에서도 서쪽에 치우친 곳에 있음을 알겠다. 이곳이 조선시대 남포현 일대를 관장하는 지방관부 현청縣廳이 있던 자리다. 하필 왜 서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선택에 무슨 이유가 없지는 않았으리라. 다만 서쪽이라 했지만, 실제 서쪽으로 치우친 지점임은 분명하나, 정확히는 서북쪽 끝에 해당한다. 이 이층 누대를지나면 동서편으로 길게 난 담장과 그를 따라 중앙지점에 위치하는 3단 대문형 건물채가 나타난다. 이 역시 가운데로 대문이 나 있고 그 위로 간판 하나 걸렸으니 이르기를 옥산아문玉山衙門이라 하거니와 그 양옆 부속 건물채는 아마도 이 대문을 지나는 사람들을 옥죄는 경비원들이 있지 않았겠나 한다. 옥산玉山..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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