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에 즈음해 제2 인생이라 해서 그 이전 삶과 아주 절연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조차도 실은 퇴직을 준비하면서 비교적 오랜 기간 제2 인생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결국 저 말은 예외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것이 완전 은퇴로 상정하는 삶이라고 해도 말이다.
결국 정년을 고비로 하는 두번째 인생은 그 직전 마지막이 결정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그 길에 들어선지 만 1년을 코앞에 둔 나는 어떠한가를 지금 단계서 생각해보면
첫째 나는 31년 기자였고 기자로 떠났으며
둘째 그 대부분은 문화재 관련 일이었고
셋째 그럼에도 퇴임 직전 5~6년은 그와 썩 무관치는 아니하나 이른바 관리직으로 문화부장과 한류기획단장(K컬처기획단장)으로 일했다.
저 중에서 문화부장 그 자체는 제2 인생을 설계하는데 실용성이 없다.
따라서 나한테 남은 전생 마지막은 결국 한류기획단이 남는 셈인데 이 한류기획단은 실상 사업단으로 간단히 말해 사업을 통한 돈벌기가 주된 업무였다.
나는 생평 기자였고 또 드물게 문화사업이란 것을 막판에 했으니 내가 설계하는 제2 인생 또한 저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서도 안된다.
단, 그것을 그대로 연장할 수는 없고 새로운 형태로 변신해야 한다.
그 변신을 나름으로는 실천하려 하는 중이며 좀 더 구체하는 길로 그림을 그리려 한다.
그 그림을 그리느라 퍼져라 놀다 요새 골이 좀 지끈지끈하다.
모쪼록 순조롭게 굴러갔으면 하지만 앉아 넋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이제는 저를 염두에 두고 사람도 접촉해야 한다.
그래도 시종 나 자신한테 그리고 남들한테도 쪽팔리지는 않아야겠다는 다짐은 자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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