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다. 전직하는 이유 때문이다.
전직하는 100명 중 99명이 말은 조금씩 다르나 똑같은 맥락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출퇴근이라는 강박, 엄중한 상하관계, 업무과중 등등을 이야기하면서
그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하고자 함을 든다.
이런 놈들로 교수 되어서 공부로 대성한 놈을 내가 한 놈도 못봤다.
왜인가?
전직하는 이유 때문이다.
여유가 없어서 공부를 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더 중요한 대목은 공부는 결코 여유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공부가 결국은 연구자한테는 논문을 말하는데, 한가롭게 탱자탱자하는 가운데서 산출되는 좋은 논문은 없다.
모든 공부, 예서 좋은 논문은 언제나 쪼이는 가운데서, 긴장하는 가운데서, 똥침을 맞은 고통에서 나오는 것이지 무슨 좋은 논문이 여유에서 나온단 말인가?
저 논리가 타당하다면 공무원 생활에 견주어 상대로 자유로운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교수질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좋은 논문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단 한 놈도 그런 놈을 못 봤다.
망가진 건강 관리한다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골프채 잡는 놈이 그리 많은 이유도 딴 게 아니다.
어디 공부가 골프채에서 타수만큼 나온단 말인가?
저런 이유로 공무직을 떠난 놈으로 단 한 놈도 공부로 대성한 놈이 없다.
그렇다면 100명 중 99명이 탱자탱자파라면 나머지 1명 대성하는 자는 어떤 자인가?
쌈박질해서 떠난 자다. 동료랑 도저히 어울리지 못해서, 상관의 압제를 도저히 참지 못해서 마지 못해 떠난 사람이다.
전직 공무원으로 대성한 자는 이런 자다.
왜?
그는 발분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좋은 성과는 밟분에서 나온다. 분노에서 나온다.
분노하지 않고 여유라는 핑계로 놀러 가는 자들한테서 무슨 좋은 성과가 나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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