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내가 이미 문화부장을 떠난 마당이니, 내가 그 속내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작성기자나 담당 부장이 저리 결정한 심리를 내가 알 수는 없다. 이게 독자들로서는 장난처럼 비칠 수 있지만, 관점을 어디댜 두느냐를 언제나 고민하게 된다.
다만 이 사안은 내가 문화부장 재직시절에서 이어지는 상황이라, 그때 그런 일이 있기는 했다. 애초 작성기자가 서효림을 앞세웠기에 서효림이 결혼하고, 임신했다는 것보다는 김수미가 며느리를 보고 손주를 본다는 데 방점을 두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 해서 그때도 역시 이번처럼 김수미를 앞세워 관련 소식을 전했다고 기억한다.
서효림으로서는 자존심이 조금 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결혼과 그의 시어머니가 다름 아닌 수퍼스타요 수퍼유명인 김수미일 때는 관점이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다시 말해 주어가 서효림이 아니라 김수미가 될 수밖에 없다.
저 소식은 주어라는 측면에서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하다. 첫째, 방송인 서효림이 딸을 출산했다. 둘째, 김수미가 손녀딸을 봤다. 어느 쪽에 독자가 더 끌리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김수미는 이미 70대 고령이긴 하나, 활발한 방송활동을 통해 여전히 실로 막강한 유명세를 구가 중이어니와, 그런 사람들을 당연히 주어로 내세워야지 않겠는가?
요새는 언론환경도 왕청나게 달라져, 클릭 숫자로 그 기사의 영향력은 물론이려니와, 그것으로써 언론사 전체의 영향력이 측정되는 시대다. 이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언제나 말하듯이 민간 언론사 역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라는 측면에서는 이론이 있을 수 없어, 그 클릭숫자로 광고비 매출이 정해지는 이 시대에 어찌 이른바 섹쉬한 제목에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같은 소식이라도, 주어가 누구냐 제목에 누구를 주체로 노출하느냐에 따라 클릭이 춤을 추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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