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많이 키우지 않았던 조선 돼지

by 초야잠필 2024. 9. 27.
반응형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도

돼지를 많이 키우지 않는다는 기록이 반복적으로 나오며

구한말 외국인의 견문록에도 이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에 농사에 쓴다고 도살을 금지한 소는 

전국적으로 열심히들 잡아 먹었다. 

돼지를 왜 많이 키우지 않았을까? 

전통적으로 돼지를 키우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째는 돼지를 우리에 가두고 키우는 방식

둘째는 놔서 키우는 방식이다. 

돼지를 놔서 키우기도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놔서 키우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훨씬 보편적이었다. 

유럽은 중세까지도 돼지는 놔서 키웠고 

동양도 황하문명이 남하하기 이전
양자강 유역은 돼지를 놔서 키웠다. 

이렇게 놔서 키우는 곳은 대개 인구밀도가 가둬 키우는 곳보다 낮다. 

인구밀도가 낮다 보니 거주지 주변에 광범한 황무지가 존재하고 

그 황무지를 쏘다니면서 돼지들이 들에서 먹을 것을 찾아 알아서 먹고 크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이렇게 놔서 키우는 돼지들은

멧돼지와 교배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우리나라 돼지는

전통적으로 가둬 키웠던 것 같은데, 

문제는 가둬 키웠을 때 먹을 사료가 넉넉치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온갖 구정물 쓰레기에 사람 분변까지 먹여가며 키운 것이지

그렇게 하는게 뭐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 그리 키운 것이 아니다. 

거기다 돼지가 크기가 작고, 

성장이 느리다는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기록에 나온다. 

일제시대가 되어 조선땅 가축 중 집중적으로 도태의 타겟이 된 것 중의 하나가 

조선돼지다. 

조선의 재래종 돼지를 요즘 맛본 분들은 고기가 육질이 맛있다는 이야기도 하시던데 

기본적으로 크기가 작고 성장이 느려 대규모 사육이 필요한 현대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소, 말, 돼지
 
 

제주 흑돼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