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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엄마의 텃밭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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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농사를 지었으면 하지만 글타고 아예 말라 할 순 없는 노릇이고

모든 자식이야 노부 노모가 소일거리 정도로 혹은 운동 삼아 텃밭 정도나 가꾸었음 하지만 생평을 몸을 혹사한 습성 때문인지 그 텃밭조차 생업이 되고 마니




저 작은 텃밭 하나 건사하는 데도 뇐네 허리가 휘어지고 무릎이 나간다. 멧돼지 고라니와는 사투 중이니 저 허수아비들이 무에 보람이나 있겠냐 싶기도 하다.

보기엔 탐스러우나 이 하나 건사하느라 등골이 남아돌지 않는다.




한 포기 병든 배추가 있어 내가 살피니 고라니가 아닌 벌레 소행이라 그것이 못내 걱정되는 듯 내일 아침 농약을 친댄다.

저 하나 건사하느라 하루에도 수시로 들락한다.




집에서 거리는 수백미터밖에 되지 아니하나 이것저것 쉼없이 실어나르고 또 고추 딴다 바구니 지고 나간다.

딱 보니 김장배추라 얼추 이백포기는 넘는 듯 해서 물으니 너 먹을 거란다.


나야 가끔씩 들러 농민의 자식이요 또 한때는 농민이었음을 보여주는 이벤트나 할 뿐이어니와

그런 까닭에 귀농도 심각하게 고려하는 시점이기는 하나 아부지 엄마가 걸은 골병이 언제나 발목을 잡는다.




그 골병이 죽어라 싫다 해서

그걸 탈출할 방법이 나는 공부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저 골병을 희생삼아 그런대로 내가 꿈꾼 고향 탈출 이농離農 탈농脫農은 이뤄냈다.

어찌할 것인가? 뜨지 않은 추석 보름달 찾으며 더듬는다.




메밀은 더럽게도 꽃이 이쁘다. 소금 뿌린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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