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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콘텐츠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티비에는 거란을 무찌르는 사극이 인기를 구가하고,
영화판에는 임진왜란 이순신이 또 나왔다.
외적을 무찌르는 영화와 사극은 한국 사극의 클리셰다.
(한국사극만 그런게 아니라 한국사 자체의 클리셰이기도 하다)
가끔 질릴 만하면 여말선초의 조선 건국 이야기가 또 나온다.
한국인문학의 위기는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주제만 죽도록 판다는 데 있다.
한국인문학을 두드려봐야 미안하지만 한국 문화계가 상품으로 써 먹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하던 것 또 만들고 또 방영하고를 죽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일본 사극도 보게 되면 몇 가지 주제를 죽도록 되돌린다.
전국시대와 막말은 도대체 영화와 티비 사극이 몇 개가 만들어 졌는지 모른다.
똑같은 이야기의 변주곡만 죽도록 반복하니 몇 번 보다 보면 질려버린다.
일본 드라마와 영화가 망해버린 것은 다 그럴 만한 내력이 있다.
이건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나라이건 자국 문화만 죽도록 파다 보면 당연히 맞게 되는 현상이라 하겠다.
나는 한국 사극이 판타지의 세계로 날아간 것이야말로
이런 막장 골목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출구였다고 믿는다.
정사와 야사에서 더 이상 나올 만한 것이 없으니 아예 판타지를 쓰는 것이다.
이들을 누가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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