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문화는 위대하다.
서구 사회에는 동양 문화에 대한 편견이 있다.
동양문화권에 대한 엄청난 발견이 있어도 대략 그 여파는
학계에서만 맴돌 뿐
일반 대중문화에 이르면 그 여파가 잘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왕퇴-.
필자가 보기엔 이 발견은 정말 엄청나다.
이 정도 볼륨을 가진 발견은 서구권에 갖다 놔도 세기의 발견이다.
물론 이 무덤에 대한 학계평가는 매우 높다.
하지만 한 발만 발을 바꿔 디디면
마왕퇴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미국과 유럽에는 널렸다.
설사 알게 된다 해도 세상에 이런 일이 정도다.
그 문화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수준에 이르기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미라도 마찬가지인데-.
조선시대 미라에 대한 연구도 현재는 이 연구가 추구하는 성과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은
부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문제는 조선시대미라는 이런 인류학이나 고병리를 하는 사람들이나 아는 대상으로
여전히 대부분의 서양 사람은 모른다.
동양문명이 위대하다지만
일상적 문화의소비와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이때문에 동양 문명을 기반으로 한 대중서를 영어권에서 펴내기가 매우 어렵다.
기본적으로 문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또 쿨하다고 느끼지를 않는다.
책이 좀 팔리려면 쿨해 보여야 하는데
적어도 서양 친구들은 동양문명에 대해 그렇게 쿨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동양문명에 대한 책으로 영어권 베스트 셀러가 되기 어렵다.
언젠가 김단장께서도 이 블로그에 쓰신 것 같지만
그래서 한국의 대중문화는 위대하다.
짧은 순간에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 대단한 인지도를 확보했는데,
한국의 것을 과감히 버리면서 가능해졌다는 생각이다.
만약에 우리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무리한 주장을 고수했다면
한국 대중문화는 지금 반열에 오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흐름은 뭔가
한국의 이야기로,
동양의 이야기로
서구 시장을 파고들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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