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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독물중독으로 죽었는지 판정하는 방법 중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쓴 방법이 은비녀를 쓴 방식이다.
원래 무원록 등지에는 이 방법 말고도
사망자 입에 밥을 넣어놓았다가
그 밥을 빼내어 닭을 줘서 먹게 한 후
죽는가를 보는 방법도 있었는데
번거롭기도 하고 중독된 닭을 먹고 사람이 죽는 경우가 나와서
이 방법은 영조 대 이후 안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은비녀는 사용법이 간단하다.
입과 항문에 넣어서 색이 변하면 독물 중독으로 판정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현대과학으로 볼 때
모든 종류의 "독물"에 색이 다 변하는가 하는 게 문제겠다.
조선시대에 독약으로 많이 쓰던 비상의 경우
화합물에 함유된 황화수소가 은과 반응을 일으켜 실제로 색이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자살용으로 많이 쓰던 간수,
그리고 구한말부터 자살용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양잿물 등은
이 경우도 은비녀를 써서 간수와 양잿물을 먹었는지 판정했다는 것인데
이때 은비녀 색이 변하면 간수나 양잿물을 먹었다고 판정했다.
문제는
간수나 양잿물을 먹었을 때 과연 은비녀가 정말로 색이 변하는지 어떤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상은 확실히 변하는 것 같은데
간수나 양잿물에서도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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