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티 뮤지엄 British Museum 을 뽀갠다는 심정으로, 그리하여 그 상설전시품은 모조리 담겠다는 심뽀로 사흘 연짱 찍어댄 사진들을 그 섹션에 따라 분류한 것들로, 모두 15개 하위 폴더로 나누어 외장하드에 갈무리해두었으니,
이걸 언젠가는 제대로 써 먹겠지 했다가 그냥 창고로 전락하고 말아, 개중에서도 앗시리아 편은 외우 주원준 박사한테 모조리 던져준 적이 있다.
저 중에 엘긴 마블 Elgin Marbles 코너는 별도로 독립해 두었으니, 내가 문화재 반환에 관심이 큰 까닭도 있고, 또, 그것이 아니라 해도 저때만 해도 뭔가 제대로 함 파고들어 보리라 만용을 부리던 시기이며,
덧붙이건대 내 꿈은 세계 온라인박물관 구축이라, 그 일환으로 내가 담는 데까지는 다 담아서 모조리 공개할 날이 있으리라는 환상에 젖어 살던 시절이었다.
저때만 해도 체력이 지금과 같지는 아니해서 비록 저질이라 해도 그런 대로 힘은 남아있을 때였다.
그리하여 저 마블스는 제대로 담아보리라 하고는 저 박물관 문이 열리자마자 냅타 튀어들어가 모조리 조각 하나하나 촬영하기 시작했으니
이 두 장이 첫 번째 포착한 장면이었으니, 찍힌 시간을 보니 한국시간 기준(현지는 환산해야 한다) 오후 6시 16분이라, 정신없이 저 조각 하나하나, 그리고 그 아래 설명문까지 모조리 박아가다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으니
이 장면이 그 마지막이니, 내장한 촬영 시간을 보니 6시37분이다.
그러니 나는 21분 만에 걸신 걸린 듯 저 조각 하나하나를 촬영했다.
일단은 찍고 봐야 했기에 조리개니 셔터 스피드니 수평이니 뭐니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신경 쓸 여력이 없었으니, 그에서 비롯하는 문제들이야 나중에 보정을 통해 어느 정도 잡으면 되니 하고는 덮어놓고 눌러댔다.
무엇보다 관람객이 몰려들기 시작했으므로 그만큼 더 급했다 해 둔다.
덧붙여 저건 대리석이요, 나아가 브리티시 뮤지엄이 유명세와는 전연 달리 전시 제반 조건이 개판 일분전이라(실상 돌아다녀 보면 박물관 시설이 젤로 삐까번쩍한 데로 한국과 중국 만한 데가 없다.) 사진 수준은 나 스스로도 아주 만족하지는 못한다.
돌이켜 보니 저땐 왜 그리 급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같으면 참말로 느긋하게 하루 죙일을 투자해서 저보다는 훨씬 더 잘 촬영했을 성 싶다.
저 엘긴 마블스, 파르테논 마블스가 마침내 기나긴 유랑을 끝내고 고국 그리스로 돌아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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