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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거지 나라, 닭도 거지 닭 알거지였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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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사학회 기관지 우에 놓아본 달걀 계란



자료를 찾아 보면 우리한테 양계 개량종이 도입되기는 내가 생각한 시기보다 무척 빠라 1910년대라 하거니와,

당연히 이때는 일본에서 이 개량종이 들어왔다 한다.

오호 일본이 좋은 일 많이 했다더니 심지어 닭계(닭 world)도 바꾸었구나.

물론 민족주의 투철한 양반들은 이것도 민족성 말살을 위한 모종의 음모라 할 테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2차대전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양계업이 쫄딱 망했는지, 그 복구를 위해 외국에서 종란을 지원받아 새로운 양계업이 시작되었나 한다. 

내 생각보다 양계 도입 시기가 빠르다고 한 까닭은 내가 어릴 때도 집에서 키운 닭은 맨날맨날 쑥쑥 암닭 한 마리가 알 하나씩을 낳는 그 양계가 아니라 이른바 재래종 토종 닭이라 달걀 구경하기가 그리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때 이미 양계가 들어와 있었다 하는데, 그 시절 왜 우리집은 물론이요 온 동네가 토종닭을 키웠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요샌 닭 키우는 집도 거의 없고 이 재래종은 우리 동네서는 적어도 멸종한지 오래다. 

왜 재래종을 고집했을까?

그를 짚기 전에 이 재래종은 야생 방사였다.

닭장이 있어 신기하게도 해가 지면 닭장으로 돌아왔으니 풀어 놓으면 지들이 알아서 땅 파서 벌거지라는 벌거지는 다 잡아먹으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 최대 적은 족제비였다. 매 같은 맹금류도 문제이기는 하나 이런 놈들이 동네로 침범하는 일은 없다.

침범했다간 나 같은 놈한테 걸리면 지게작대기로 얻어터져 현장 즉사 못 면한다.

이 족제비란 놈은 사정이 달라 어찌 그리 닭장 구멍은 잘 찾아들어가는지 아주 닭장 하나를 작살낸다.

이 족제비 공격을 당하면 닭장이 난리가 나는 통에 그 소란을 듣고선 번개처럼 튀어나가 닭장을 가 보면 대개 그 짧은 순간에 홀로코스트 벌어져 순식간에 닭 한두 마리는 족제비가 낚아채 가고 나머지 닭은 목이 물려 사망해 있으니 원치 않는 닭고기는 그렇게 먹기도 했다.
 

계란이 넘쳐나는 시대. 관속 할머니 할아버지 다시 모셔와 계란 삶아드리고 싶다.



이 족제비 그리고 너구리 소행은 지금 생각해도 이가 갈린다.

얼마전 이곳 서울 용산 남영동 사저에서 내 방으로 침입한 족제비를 내가 포획한 적 있거니와

그 관련 영상 호응이 꽤 있어 한때 족튜버로 내가 일컫기도 했거니와

잡아 보니 노린내 장난이 아니고 무엇보다 쥐콩 만한 놈이 성질은 얼마나 더럽고 포악하며

그 이빨 악력은 가공할 타이슨 핵펀치를 자랑했다.

발악하는 그 놈을 다마네기 망에다 콕 쳐박아 어린시절 분풀이를 했는데 그 별도 영상을 본 일부 시청자가 동물학대다 족제비가 불쌍하다 해서 신고하는 바람에 게재 삭제되는 불상사가 있었으니

니들이 족제비한테 당해봐라. 이가 갈린다.

나한텐 족제비가 김일성 히틀러보다 더 백배천배 극악무도한 놈이다!

아 괜히 열받네.

환경? 그 되먹지 않은 소리 집어쳐라. 너가 네 닭 도둑 맞아 봐라.

그래도 불쌍하다 효창공원에 놓아준 일이 지금도 후회된다. 더 학대하고 놀 걸!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왜 고향에선 재래종 닭을 선호했는가?

닭고기 맛이 달라서였다.

양계는 하도 알만 낳다 생평을 늙다 보니 몰골도 실은 형편 없어 어찌 저 몸에서 저리 맨날맨날 알을 만드는지 신기하기는 했다. 

실제 그 고기는 질겨서 자칫 이빨 빠진다.
 

알거지에서 알부자로!



그에 견주어 토종닭은 알은 일년 가도 몇 개 낳지도 않지

특히 외양은 더 볼 만해서, 수닭은 성질머리 더럽기는 했지만 근간이 이 놈은 싸움닭이라,

옆집 닭한테 얻어터져 얼굴이 밤탱이 눈탱이 되어 돌아오면 그리 기분 나쁠 수 없었다.

이 놈들 쌈박질 사납기만 한데, 뭐 말할 것도 없이 그 원인은 거의 다 치정에 있다. 

보통 장닭 한 마리가 많게는 십여 마리까지 암닭을 거느리지는지라, 호시탐탐 내 여자들을 노리는 이웃집 장닭을 내가 용서할 수 있겠는가? 

이 재래종 닭은 암닭은 볼품 없지만, 수탉은 진짜로 그 뺀질뺀질한 윤기 좌르륵 흐르는 울긋불긋한 깃털과 붉디붉은 벼슬은 볼만 했다.

조선시대 문집을 봐도 이 수탉을 읊은 시가 제법이다.

이 장닭은 근간이 수꿩인 야생 닭 장기라 그와 비슷하지만, 장기가 좀 더 폼새가 났다. 

아 이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었는데, 암튼 더더 본론으로 돌아가 쪽수만 많은 뭐하는가?

몇 개 알도 낳지도 못하는데?

결국 계란 먹자 하는 짓이고, 가끔 닭 잡아 보신도 하곤 했지만, 그게 뭐 연중 있는 일도 아니요 아주 가끔씩 있는 일이니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거지 나라 한국은 닭도 거지였다. 알을 제대로 낳지 않으니 알거지다. 

내 세대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누구나 기억하겠지만, 이 사정은 아마 도시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듣기는 했는데,

계란 후라이 하나 벤또 밑에 깔거나 벤또에 덮어 싸가는 일이 있었으니, 글타고 매일 알을 구경하는 것도 아니니 이 역시 환장할 노릇이라 하겠다. 

그런 가운데 맨날맨날 입에서 닭내 나는 친구들이 있었으니, 문디촌이라 낮잡아 일컫는 나화자촌 친구들이었다.

우리 면 단위에도 대덕산 기슭에 나환자촌이 있었는데, 그 동네서는 양계업을 생업으로 했으니, 이 동네 친구들이랑 서스럼없이 어울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 동네로 놀러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격리가 있었다. 

이를 뭐 20세기 불란서 세 치 혀 미셸 푸코가 광기의 역사라고 야부리를 한참 깠더라만,

한국사회가 계란 주림 국가에서 계란 넘쳐나는 국가로 간 절대하는 원동력이 이 나환자촌이었다.

그네들 생계를 정부에서는 양계업 양돈업으로 지원했다고 내가 기억하거니와 

저쪽 공장 부산지사에서 잠깐 기자질하던  90년대 초중반 내가 담당한 구역 남구에도 그런 동네가 있었으니,

아 역시 도시 나환자촌은 급이 달라서 우리 동네에서는 생각도 못한 실력행사를 아주 자주자주 했으니, 이 양반들은 걸핏하면 데모를 했다.

당연히 그 생존권을 위협하는 도시개발 압력에 대항하고자 함이었는데, 그렇게도 사정이 달랐다. 

한데 이 부산 동네도 보니 역시 주업이 양계였다. 

그 양계가 상륙하기 전 이 땅은 닭도 거지닭이었다.

제대로 알을 낳을 줄 몰라 우리는 진짜로 알거지였다. 

그러니 언제나 영양부족에 시달렸지 않겠는가?

단백질은 어디 가서 보충한단 말인가?

우리가 채식동물도 아닐진댄 채소만 뜯어먹고서 무슨 힘을 낸단 말인가?

하긴 86 서울 아시안게임이던가? 라면 먹고 뛰었다는 임춘애인가 하는 친구 말이다.

그 친구야 라면이라도 먹었는지 나는 국수 먹고 자랐다.
 

캬 폼 나잖아?


이런 댄장할!

그러고 보니 이 라면이라는 요상한 즉석가루음식이 우리 동네에 도입되기는 내 기억에 70년대 이후였음이 확실한데,

농심 삼양라면 양대 산맥이었지만 삼양라면이 맛이 좀 나았다 기억하며 형님 먼저 아우먼저 구성서 할배랑 곽규석 할배 선전으로 유명한 농심라면이 맛은 더럽게 없었다. 

암튼 그 시절에는 돈이 없으니 무슨 라면? 그 라면 한 봉지 풀고 수프 넣고서는 국수가 십분지 9라, 그래도 그 라면과 수프가 주는 그 독특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요새 내가 부쩍 거지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것저것 뜯어보면 거지 아닌 구석이 없다.

온통 거지였다.

닭도 거지, 라면도 거지였다. 

이 새벽 출출해 몰래 부엌에 나갔다가 마침 삶아놓은 계란 한 뭉치가 냄비 찬물에 담겼기에 개중 세 개를 족제비마냥 슬쩍 가져와 먹으며 격발하는 바 있어 탈초해 둔다. 


***


산란계도 풀어놓고 키우면  알 낳는 갯수 현저히 줄어듭니다.

토종닭도 잘 멕이고 케이지 넣어두면 알갯수 늘고요.

양분 잉여가 산란에 도움되지만 육계냐 산란계냐의 품종 차이는  분명있죠.

둘 다 어느 정도 되는 품종도 있는데  우리 축산문화는 한 쪽이 확실한 걸 선호하구요.

근처에 토종알 농장 있는데 사료용 구더기를 밥으로 주는 경우 토종닭도 알 갯수가 탁월하다고 들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닭도 '거지'라서 먹은 게 없으니 알도 적었다..  

가둬놓고 양분 잔뜩 멕여 키우면, 병이 돌면 작살납니다.

방사토종닭은 조류독감 걸려도 어느 정도 사는데, 케이지 닭이나 육계는,  전염도 빠르고 폐사도  .  ㅜㅜ

아파트사는 도시 문화가 역병에 취약하듯..ㅎ(이상 김포 농녀 신소희 선생 보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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