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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짬을 내어 사무실 정리를 오래간만에 했다.
버려야 할 것을 솎아 내어 보니
정말 아무도 안 들고 갈 만큼 남루한 쓰레기로 볼 수밖에 없는 물건만 보였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느끼는 생각은
폐기하는 쓰레기도 주인의 나이에 비례하여
점점 남루해진다는 것이다.
세월이 경과한 때문도 있고,
대개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그 물건에 담긴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그러다 보니 나중에 버릴 때 보면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가 없다.
정리할 때 버리지 못하는 것은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나이가 들수록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깔끔하게 주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젊었을 때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이가 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옆에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마음이 덩달아 남루해지는 것 같아
좋지 않다는 생각이다.
가끔 공립도서관에 가 보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교수님이 기증한 책이 문고가 되어 있는 것을 보는데
저런 책을 왜 안버리고 가지고 있었을까 싶은 것도 꽤 있다.
아마 그 양반들도 그 책에 담긴 기억이 아까와서였을 텐데,
내 기억 중 남겨 둬야 할 것은 남겨두되
버려야 할 것은 틈틈이 버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버리는 쓰레기가 점점 내 자신처럼 같이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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