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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이야기: 신동훈 & 김태식/1-외치 이야기

[외치이야기-11] 외치의 발견

by 초야잠필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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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외치가 발견된 당시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외치 할아버지는 지금이야 볼차노 시내 남티롤 고고학 박물관에서 영면하고 계시지만

이 분은 원래 이 도시에서 발견된 것은 당연히 아니고

볼차노에서 가까운 알프스 산 꼭대기에서 발견되었다. 

해발고도가 무려 3,210 미터나 되는 고지대였다. 


이 그림을 보면 외치가 도대체 얼마나 높은 곳에서 발견되었는지 알 수 있다. 사진아래에 설원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외치가 발견된 곳이다.


때는 1991년 9월. 

이때 독일 등산객 부부 두 분이 (Hemut and Erika Simon 부부)

그날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평소에 안가던 길을 거쳐 내려가기로 맘을 먹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거의 평상시 다니지 않는 그늘지대를 거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반쯤 녹아 있는 빙하에 엎어져 죽어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처음 외치를 발견한 Helmut and Erika Simon 부부

 
당연한 이야기지만 Simon 부부는 이 사람이 등반 중 사망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알프스에는 등반중 사망한 산악인이 빙하에 뭍여 흘러내리는 통에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견당시의 외치. 엎어진 모습으로 반쯤 녹은 빙하에 빠진 상태에서 발견되었다. 그해는 여느 해보다 기온이 높아 이 지역이 녹아있던 것으로 평상시라면 빙하에 덮여 외치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불행한 산악인을 발견했다고 생각한 독일 영감님 부부는 하산하면서 들린 산장 관리인에게 자신들이 발견한 시신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이들이 산장에 들렸을 때 여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인이 머물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라인홀트 메스너 Reinhold Messner. 

사실 라인홀트 메스너는 이름을 보면 독일인 같지만 실제로 국적은 이탈리아다.

그리고 그의 고향이 바로 이곳 사우스티롤 볼차노다.

사실 외치가 발견된 알프스 산 정상 부근 산장에서 이 유명인물이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해도

이는 사실 메스너로서는 동네 뒷산을 거닐 것이나 다름 없었던 것이니만큼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하필 이 장면에서 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 후에 온갖 억측과 의심을 낳았는데 이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빙하에 갇힌 외치를 살펴보는 메스너. 이 세계적인 등반가가 외치를 처음 목격한 사람 중에 포함된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구설에 오르게 된다.

 

독일인 부부로부터 시체가 빙하가 노출된 지역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메스너는 아마도 같은 산악인으로서의 동지애 때문이겠지만 그들이 이야기한 지역으로 올라가 보았다.

이 때문에 그는 외치를 발견 당시 현장에서 가장 먼저 두 눈으로 확인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다. 

메스너 후일담을 보면 그는 외치를 처음 보았을 때 뭔가 이 사람은 요즘 죽은 사람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산을 등반하다 조난당해 사망한 등반가 같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뭔가 훨씬 옛날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한 모양인데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 사람이 5,000년이나 전에 죽은 사람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볼차노에 있는 라인홀트 메스너 박물관. 볼차노의 볼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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