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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이야기: 신동훈 & 김태식/1-외치 이야기

[외치이야기-13] 순동시대의 유물을 발견하다

by 초야잠필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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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부르크 대학으로 옮겨진 외치Ötzi는 곧 이 대학 연구진의 조사를 받았다. 

이 당시 찍힌 사진을 보면 여느 법의학적 변사자에 대한 조사와 거의 비슷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장소는 평범한 대학 부검실인듯 하고 변사자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사를 받아야 할 터였다.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조사 당시 찍힌 사진. 알프스 정상에서 헬기로 수송되어 내려온 후 받은 최초의 조사 때 찍힌 사진이다.

 
인스부르크 대학에 옮긴 시신은 곧 이 대학 연구자들이 조사할 기회도 갖게 되었는데 

무엇보다도 이 케이스가 단순한 법의학 케이스가 아닐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때 이 대학 고고학부 교수 콘라드 스핀들러 (Konrad Spindler)는
시신과 함께 발견되어 운반된 유물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때 특히 그는 외치가 발견된 곳에서 함께 수습한 유물 중 순동 도끼를 보고 놀랐다. 
 

외치와 함께 발견된 순동으로 만든 도끼

 
자신이 아는 한 이런 종류의 유물이 사용된 시기는 유럽의 순동(chalcolithic) 시대.

지금으로 부터 약 5,000년 전에나 쓰이던 것이기 때문이다. 
 

 
공룡을 연구하는 학자가 항상 발굴현장에서 뼈다귀만 보다가 어느날 느닷없이 살아 있는 공룡을 실제로 보게 된다면 당연히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듯이 (실제로 주라기 공원이라는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발굴 때나 접하던 유물을 느닷없이 알프스 정상 부근에서 조난당하여 사망한 사람 유류품에서 보게 된 고고학자 심리도 이해가 간다. 

스핀들러 교수는 이 케이스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오래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였고

이 사건은 산악인의 조난 사고 조사에서 고고학적 조사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외치 발굴떄 수습된 순동 도끼 (빨간색)와 비슷한 모양의 순동시대 도끼들.

 
이후 외치가 5,000년 전 알프스 꼭대기에서 사망한 유럽인의 가장 오래된 조상 미라로 확인되고 

이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할 때까지 벌어진 해프닝은 책으로 한 권 묶을 정도다. (실제 책으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관련된 많은 이의 욕망과 질투, 이기심은 실제로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콘라드 스핀들러가 쓴 외치 연구사. 외치가 어떻게 발견되고 연구되었는가 하는 초기 연구사가 담담한 필치로 씌어져 있다. 국내에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고 아마존에서 영문판은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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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치이야기-12] 인스부르크로 옮겨진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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