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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사슴이 사라져갈 때: 왜 소가 소비되었을까

by 초야잠필 2024.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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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과 닭이 가진 대체재적 성격을 여기 여러 차례 써 보았지만, 이런 대체제 성격을 지닌 또 다른 예가 사슴과 돼지다. 

이 둘도 하나가 많으면 다른 하나가 적다. 

예를 들어 사슴뼈가 많이 나오는 곳은 돼지뼈가 적다. 

사습뼈가 줄면 돼지뼈가 늘어난다. 

이 둘은 대체재 성격이 있는 셈이다. 

이건 세계적 현상이다.

 

지례흑돼지



우리도 발굴현장에서 사슴뼈가 많이 나온다. 

사습뼈가 많이 나오는 곳은 단백질 공급을 사슴고기로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는 사슴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돼지 소비가 늘어난 것이 아니고 조선시대에는 소를 잡아 먹었다는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잡아 먹으면 안된다,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 라고 했는데 그래도 잡아 먹었다. 소를.

이유는? 

돼지가 크기도 작고, 성장도 느려서 육고기 공급을 따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조선시대 돼지는 작고 생육이 느렸을까? 

딴 것 없다. 못 먹여서 그렇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데 돼지 먹일 것이 어디있겠는가. 

먹일 사료가 없다 보니 빠른 성장에 고기 생산이 풍부한 큰 크기의 돼지는 키우지를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점점 작은 돼지만 농촌에 남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 보면 소는 많이 키웠는데 돼지와 닭은 별로 키우지를 못했다. 

소와 돼지, 닭이 뭘 먹고 컸는지 생각해 보면 왜 소는 많이 키우고 돼지, 닭은 그렇지 못했는지 답이 나온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데 돼지 닭 줄 사료가 어디있겠는가. 

이 두 종의 가축은 사람과 상당히 비슷한 음식물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소와는 차별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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