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집회 한 장면인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로 한바탕 난리가 난 마당이라 언론의 관심이 평소보다 더 집중됐거니와 평소보다 규모는 훨씬 축소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를 주최하는 데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며 그 전신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약칭 정대협이라, 나는 정대협이 정의연 출범과 더불어 그 속으로 들어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라 이번 사태 와중에 보니 정의연과는 별도로 국고보조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좀 놀랬다.
정의연 대표 윤미향 씨가 이 활동을 기반으로 비례대표로 국회 진출까지 확정하자 이용수 할매가 작정을 하고 이 단체 운영을 문제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데, 결국 그 이면에는 우리를 이용만 하고 저네들 사리사욕만 채우려 한다는 기간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나는 본다.
이 사태는 결국 정의연 혹은 그것이 대표하는 여성운동 혹은 식민유산청산운동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측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불가피했거니와 실제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 사태는 보수진보 논쟁으로 발전 격화하는 양상을 보였으니, 실제 이번 사태 제기 이래 수요집회 한쪽은 정의연을 성토하는 보수극우성향 집회가 동시다발로 열리는 장면을 목도한다.
암튼 뜻밖의 공격에 당황한 정의연과 윤미향, 그리고 이들이 기댄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과거사 청산을 반대하는 친일매국노의 반동으로 규정하면서 더욱 정치투쟁으로 격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의 집권세력 혹은그와 친연관계인 사람과 집단의 이런 대결구도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기는 해도 그렇지 아니한 측에서의 반발 역시 결집하게 되거니와 이걸 양쪽에서 모두 노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데 정의연과 민주당, 그리고 윤미향의 이런 설정 구도는 결정적인 패착을 부르게 되는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다름 아닌 친일매국노로 규정해야 하는 그런 얄굿음이 그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저들은 두 가지 전략을 선택했으니 첫째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착오 둘째 그를 사주한 제삼세력이 있다는 그것이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요컨대 노망난 할머니를 친일매국노가 흔들어 제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볼 적엔 저들의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문제를 지적하는 쪽의 부당성 불온성은 그런 공격을 받는 측이 채택하는 아주 전통적인 생존본능이라, 이번 사태에서도 그런 전법은 윤미향과 정의연, 그리고 민주당을 유감없이 관통한다. 간단히 말해 더러븐 놈들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처럼 깨끗하고 숭고한 집단을 공격할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한데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져 정의연의 수상쩍은 회계처리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회계장부가 석연찮은 데가 한두 군데가 아녔으니 그런 때마다 그들은 언제나 (사소한) 오류라고 변명하는 한편 예의 전가의 보물, 다시 말해 친일매국노들의 준동이라는 식으로 받아쳤다.
그러다 국고보조금을 회계장부에서 빵원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할머니들을 돕겠다고 기업한테서 받은 기금으로 경기도 안성인가 어딘가에서 설립했다는 무슨 힐링센터를 윤미향 아버지가 관리한 사실까지 폭로되기에 이르렀다. 정의연과 윤미향은 도덕성 혹은 상식을 넘어 범죄로까지 규정할 만한 일을 한 셈이다.
시민단체이기에, 그리고 숭고한 일을 오랜 기간 했기에 그런 실수 혹은 오류 혹은 저런 일이 용납될 수 있는가? 그 어떤 사설 조직도 기금 회비 십원짜리 하나 허투루 사용할 수 없다. 그 십원짜리 하나로 쌈박질 나는 데가 사설조직이다. 하물며 정의연임에랴?
정의연과 윤미향은 이런저런 궤변 집어치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기부자들, 그리고 국고보조 원천인 불특정 국인 앞에 백배 사죄해야 한다고 본다. 책임있는 자들은 그런 자리에서 다 물러나야 한다.
친일 반일 구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설혹 친일파라 해도 투명회계는 요구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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