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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59

[화랑세기 트라우마] (1) 용수-용춘의 문제 화랑세기 출현 이후 한국고대사학계, 특히 신라사학계에는 ‘화랑세기 트라우마’에 견줄 수 있는 현상이 있다고 했거니와, 그것을 잘 보여주는 사건 중 하나가 용수龍樹-용춘龍春 문제다. 두 이름은 김춘추 계보를 논하면서 그 아버지로 등장하는 표기로, 화랑세기 출현 이전에는 이 두 표기를 딴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화랑세기에는 뜻밖에도 이 둘이 다른 사람으로 드러났다. 한데 이에 놀란 사람들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이 두 표기가 등장하는 맥락을 다시 살피니, 정말로 딴 사람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렇게 기록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집필진이 용수-용춘을 딴 사람으로 인식했느냐 하는 논란이 있다. 나는 적어도 삼국사기는 그랬다고 본다. 하지만 집필진이 그렇게 인식했건 아니했건, 이건 중요하지않다... 2023. 12. 19.
[가자假子, 전군殿君으로 가는 길목] (1) 아들에게 절을 하는 이사부 《화랑세기》 전편에 걸쳐 자주 출현하는 전군殿君은 그 어디에도 개념 설명이 없지만, 그 용례를 추리건대 왕자王子의 봉작封爵 한 부류다. 왕자는 무엇인가? 왕의 아들이다. 하지만 왕자 역시 엄연한 신분제 사회에서 등급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왕자들은 어머니가 정궁正宮이냐 아니냐에 따라 등급이 갈라졌다. 정궁 소생은 왕자王子라 한 듯하다. 이 정궁 소생 왕자 중에 다음 보위를 이을 이가 점지되었으므로, 그를 일러 태자太子 혹은 세자世子라 한다. 정궁 소생 이외의 왕자, 그러니 후궁 소생 왕의 아들들을 《화랑세기》는 전군殿君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에서도 조심할 대목이 있다. 왕자 혹은 태자라 해도, 그 어떤 소용돌이에 휘말려 신분이 강등될 수 있으니, 이런 왕자들도 전군이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그가 왕자.. 2023. 11. 3.
《화랑세기》를 베껴먹는 자들 《화랑세기》 가짜라 하면서도, 혹은 그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그걸 표절하는 놈이 하노라 접때 말한 적 있듯이, 《화랑세기》 가짜라 하면서도 실로 우연히 그가 내린 결론이 《화랑세기》와 같음에 당혹한 어떤 이는 부러 화랑세기와는 다른 결론을 도출하는 논문을 쓰기도 한다. 90년대 후반에 이런 놈이 보이더니 근자에도 이런 놈이 있다. 《화랑세기》를 보면 용춘은 김춘추의 작은아버지요 나중에는 그의 양아버지다. 세기엔 이런 그가 647년 7월에 죽었다고 한다. 이에 해당하는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보면 공교롭게 현재의 정덕본 기준으로 16글자인가가 탈락했다. 다 좋다. 《화랑세기》가짜라 하는 놈들이 신통방통하게 그 출현 이후 한결같이 용춘의 사망시점을 647년 어간으로 들고 나왔다. 이런 논.. 2023. 9. 30.
김완진 선생과 화랑세기 향가, 그리고 나 그제 향가연구로 저명한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향년 91세로 타계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소식은 이 글 맨 뒤에 첨부하는 우리 공장 부고 기사를 참조하셨으면 하고 그의 타계 소식에 즈음해 나랑은 어쩌면 밀접한 대척점에 선 화랑세기 문제가 있어 이 문제를 이참에 다시금 짚어보고자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는 1989년과 1995년에 각각 두 종류가 공개된 화랑세기 필사본 가짜론자다. 더 간단히 말해 그 화랑세기 필사본은 후대 누군가가, 아마도 그것을 필사한 남당 박창화라는 사람이 신라 사람 김대문金大問이 쓴 그 화랑세기로 팔아서 가짜로 꾸며낸 이야기라는 쪽에 선다. 아다시피 이 화랑세기 문제에서는 나는 격렬한 진본론에 섰으며, 그것이 그럴 수밖에 없는 수백가지 이야기는 한때 목이.. 2023. 8. 21.
전군殿君의 조건과 예외, 모계 혈통이 만드는 사자私子와 사녀私女 용수와 용춘의 전기가 모두 수록되었을 《전군열기殿君列記》는 그 명칭으로 보아 왕자들 열전이다. 《화랑세기》 전편에 걸쳐 등장하는 전군殿君은 원칙으로는 아버지가 왕인 왕자 중에서도 왕위 계승권에서 탈락하거나, 서자들을 말한다. 적통 왕자 중에서도 왕궁에 그대로 사는 왕자는 갈문왕에 책봉되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출궁出宮하거나, 아버지가 왕위에서 쫓겨나거나 하면 그 격이 한 단계 떨어져 전군이 되었다. 왕들의 서자는 태어날 때 이미 전군이었다. 이것이 전군의 원래 의미다. 지증왕과 연제 부인 사이에는 법흥왕 원종原宗과 입종立宗 갈문왕 말고도 진종眞宗이라는 적통 아들이 한 명 더 있다. 진종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지의 문헌에는 흔적이 남지 않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와 활발히 편찬되는 족보 중 .. 2023. 5. 15.
개로왕, 곤지, 무령왕 일본서기에는 다음과 같은 일견 황당한 내용이 있다. 웅략천황 5년 (461년) 여름 4월에 백제의 가수리군(加須利君) [주] [개로왕(蓋鹵王)이다.]은 지진원(池津媛) [주] 을 불태워 죽였다는 소문을 듣고[적계녀랑(適稽女郞)이다.] “과거에 여인을 바쳐 채녀로 삼았다. 그런데 이미 예의를 잃어서 우리나라의 이름을 실추시켰다. 앞으로는 여인을 바치지 말라.”고 의논하였다. 이에 그 아우 군군(軍君) [주] [곤지(昆支) [주] 이다.]에게 “너는 마땅히 일본으로 가서 천황을 섬기도록 하라.”고 명하였다. 군군은 “왕 [주] 의 명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원컨대 왕의 부인 [주] 을 내려주신다면 명을 받들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가수리군은 임신한 부인을 군군에게 주면서 “나의 임신한 부인은 이미 산달이..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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