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통 깨고 싶은 생각없다.
다만 냉혹히 짚자는 뜻일 뿐이다.
저 전시 국립김해박물관이 심혈을 기울였고
아무리 국립이라 해도 지방 소재라는 핸디캡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듣기로는 꽤 호평받고 관람객 역시 그에 호응해 많았으니
저거 준비한다 똥을 뺀 윤형원 관장 필두로 김해박 직원들이 무척이나 고생한 점 높이 치고 수고했단 말 전한다.
저걸 한성백제박물관이 가져와서 서울 전시를 어제 개막했다.
우연히 얼마전 한수 대박관장 부친상 빈소 조문길에 한성박 김지연 관장과 잠시 동석했다.
그엔 한성박 다른 직원들도 다 같이했다.
앞에 앉은 김지연더러 내가 막 웃으며 그랬다.
"히타이트? 안 된다. 폼페이 이집트 미라 갖다 놔도 안 된다. 고고학? 죽었다 깨나도 장사 안 된다.
유럽 왕실로 가라! 덮어놓고 유럽 왕실 이름만 걸어놓고 돼지뻑다귀 갖다놔도 그 전시 성공한다.
국박 봐라. 매번 유럽 왕실 팔아먹는 미술 전시하고 매번 미어터지잖나?
한성박도 고리타분 고고학 집어치고 유럽 왕실 미술로 가라.
합스부르그는 국박이 팔아먹었으니 한성박은 부르봉 왕가로 가라.
전시는 허영 장사다. 유럽? 그에다가 왕실, 그리고 덤해서 그림 얹으면 앉아서 노난다"
막 웃었다.
내친 김에 동석한 그쪽 직원들한테도 간곡히 당부했다.
"괜히 풍납토성 몽촌토성 갖고 전시네 뭐네
그 말도 안 되는 백제사 강연입네 하며 맨 구닥다리 같은 백제의 부여 계승의식이 어떻네저떻네 그 딴거 할 생각마라.
장사 안 된다. 당신들이 잘 알잖아? 장사 안 된다는 거?
유럽 왕실 미술로 가라. 그쪽으로 한성박도 이제 눈길 돌려야지 않겠나?
고고학?
백날 해 봐야 안 된다.
내가 당신들 박물관 있게 한 사람이잖아?
내가 이런 말 하니 뭔가 더 절실하지 않아?
풍납? 몽촌? 몽촌 쟁기? 장사 안 된다. 이름도 있으니 그건 데코레이션으로 써묵고 우리도 유럽 왕실 미술로 가자 응?
박물관 정체성? 그 딴 게 어딨어? 만들어가면 되는 거지.
뭐 정 캥기면 풍납 몽촌 왕궁이잖아? 유럽 왕실이랑 딱 맞잖아?"
다시 ㅋㅋㅋ 했다.
그렇게 농을 주고 받았다.
나는 저 히타이트를 보러 갈 것이다.
김해전시는 윤형원 얼굴 봐서라도 친림해야 했지만
그 전시기간 대부분을 나는 지중해 에게해를 싸돌아다니는 통에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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