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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쯤 되면
민농시 하나쯤은 남겨야 했는지
왠만한 선비들 치고 민농시 하나 남기지 않은 사람들이 없고
혹자는 이를 장편 서사시로 써서 이에 대한 연구서까지 있는 줄 안다.
민농시-.
나보다 못한 자에 대한 연민-.
다 좋다 그런데-.
國之語音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故愚民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
잘 알려진 훈민정음 서문이다.
여기까지는 딱 민농시다.
뭐 말하려고 해도 글자를 알아야 쓰지?
정말 불쌍한 놈들이겠다.
문제는 다음이다.
予爲此憫然, 新制二十八字, 欲使人人易習, 便於日用耳。
그래서 새로 글자 28개를 만든다고 하지 않나.
불쌍하다고 하면 뭘 하나.
그 다음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농민들이 불쌍하니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라고?
내가 본 민농시 중에 여기에 답 달아 놓은 민농시는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구중궁궐 임금님이 귀를 닫고 있다는 소리는 해도
그 밥 굶는 농민이 자기 때문에 굶고 있는지도 모른다.
농민들이 저렇게 굶는데 정말 불쌍하네
저게 혹시 나 때문은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민농시 봤는가?
조선시대 민농시는 대부분 그래서 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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