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개 로마라 하면 모름지기 봐야 하는 데로 꼽는 데는 얼추 끝냈다.
바티칸 미술관 한 군데가 남았으니 이는 내년 어떤 날로 예약을 해둔 상태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을 필두로 콜로세움과 팔라티노 언덕, 그리고 포로 로마노
트레비 분수와 판테온, 스페인광장, 그리고 나보나광장과 포폴로광장
치르코 마시모와 진실의 입
이 정도면 얼추 로마에서 볼짱은 다 봤다.
기타 소소한 곳들이 있으니 박물관 미술관 같은 데가 있으니 이런 데는 시간 나는 대로 하나씩 채우기로 하고
아피아 가도는 찻길 없는 데서는 자전거 빌려 다녀볼 작정이다.
티볼리나 오르비에토는 다녀올 생각이며 기타 로마 아닌 다른 곳들은 적절히 맛배기만 보는 것으로 짰으니
기타 나머지들은 훗날 돈 많이 벌어 너희끼리 다니라 했다.
판테온은 어제 저녁 겉만 훑었다가 오늘 짬을 내어 내부로 진입했으니
그 어떤 데도 이렇다 할 감흥이 없는 아들놈은 차치하고 조카놈이 특히 좋아해서 여간 다행이 아니지 싶다.
어차피 로마의 휴일을 모르는 마당에 길게 스페인광장을 설명할 이유도 없고 해서 인근 나보나 광장이랑 묶어 이르기를
암튼 열라 유명한 데니 훗날 로마 이야기를 할 때 너희가 꿀리지는 않을 것이란 말만 했다.
조카놈이 느닷없이 이탈리아가 언제 만들어졌냐 물어서 밥상머리에서 잠시 그 이야기는 열변을 토하며 강연을 하기도 했으니
이태리는 생각보다 그 역사가 아주 짧아 150년밖에 되지 않는다 했다.
물론 그 뿌리는 로마제국 시대 본토 의식에 뿌리를 박지만 그것을 발명하고 하나의 이태리를 만들어낸 시점은 불과 일세기반 전 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 정도면 교육상 밥값도 했다 본다.
나아가 한국사 또한 긴 역사에서 실상 대부분이 분열의 시대이며 하나로 통합된 시점은 천삼백년에 지나지 않으니
쪼개진다한들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실제 신라 고구려 백제는 물경 700년이나 딴 살림을 했다는 말도 붙였다.
왜 하나여야 하는가?
그걸 이제는 의심할 때이며 하나는 하나의 법률만 강요하니 얼마나 갑갑하겠냐 되묻기도 했다.
작금 상황이 많이 오버랩했음을 부인하진 않겠으나 이는 내 오랜 소신이기도 하기에
다만 최대한 강요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이려고는 노력했다 말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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