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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이야기/마왕퇴와 그 이웃

[마왕퇴와 그 이웃-51] 보존액 만들기 -2

by 신동훈 識 202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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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퇴가 발견되었을 당시 공산국가에서는 이미 그 나름의 시신 처리 방법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다. 

가장 유명한 예는 바로 레닌 시신이다. 

레닌은 살아 생전 자신이 죽은 뒤 시신을 보존하여 숭배하는 일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죽은 후 남아 있던 그의 후계자들은 생각이 달랐던 모양으로 

레닌의 시신은 소련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극비의 방법"으로 놀라울 정도의 수준으로 보존되어

소련 해체의 와중에도 매장되지 않고 여전히 남아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 

크렘린 광장에 있는 레닌의 무덤. 내부로 들어가면 근위병이 서 있는 통로를 지나 미라화 된 레닌에게 인도된다.


마왕퇴가 발견되었을 당시에 중국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당시 소련이 개발한 보존법이었다. 

레닌을 보존한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보존하면 마왕퇴의 미라도 완벽히 보존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중국과 소련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한 상태였고 

양국간에 핵전쟁 이야기가 나오는 판이라 마왕퇴 미라의 보존에 관련된 기술적 도움을 얻을 수가 없었다. 

이 기술을 지닌 또 다른 나라는 베트남이었다. 

사회주의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은 1969년에 사망하였는데

죽은 후 매장하지 않고 레닌의 예를 따라 바로 보존처리를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소련의 기술을 따라했다는데 

이 당시 중국과 소련은 서로 앙숙이며 

중국과 베트남 역시 앙숙으로 적의 적은 친구라는 원칙에 따라 
소련과 베트남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따라서 레닌 시신의 보존 기법은 중국에는 넘어가지 않았지만 베트남에게는 전수되었던 것 같다. 

이 미라화한 호치민의 시신은 지금도 대중에 공개되고 있는데, 

레닌의 시신이 보존 처리에 대한 이견이 없는 반면 호치민의 시신은 가짜라는 소문도 적지않게 돌고 있는 모양이다. 

사람이 죽으면 썩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니

어쩌면 호치민의 시신은 이미 사라졌다면 이 편이 더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는 셈이겠다. 

호치민 무덤. 당초에 호치민 시신은 보존처리 되었고 지금도 내부에 미라화한 상태로 대중에 공개되는 모양이지만 실제 시신은 이미 썩어 사라지고 이는 가짜라는 주장도 꽤 많이 돌아다닌다. 이 주장이 맞다면 베트남은 보존처리에 실패한 셈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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