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쪽에서 보고된 미라 중 마왕퇴 미라를 비롯한 소위 전국 초묘에서 발견된 미라는
"살아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표현은 또 다른 중국 미라인 신강성 타림분지의 미라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건조한 기후 탓에 완전히 말라버린 형태로 발견되므로
잘 보존된 상태라도 조직이 굳어 있어 나무토막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마왕퇴나 전국 초묘에서 발견되는 미라의 경우, 자주 나오는 표현은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며 관절의 움직임도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발견된 미라 시신의 피부가 부드럽고 결체조직이 탄력성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 장기의 모습도 금방 사망한 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탁월한 보존상태는 모든 전국 초묘나 서한묘에서 확인된다기 보다 마왕퇴의 경우가 상당히 예외적으로
다른 전국 초묘의 경우 이 정도 수준으로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보존상의 특징은 중국에서 말하는 소위 습식 미라 (Wet mummy; 중국에서는 습시라 부른다)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으로
반드시 전국초묘나 서한묘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고 천 여년 후의 중국 송명 시대 미라나
바다 건너 한국 조선시대 미라에서도 자주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생생하게 보존된" 미라의 특징은 반드시 마왕퇴 미라에 국한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소위 동아시아의 "습식미라"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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