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라 이야기/마왕퇴와 그 이웃

[마왕퇴와 그 이웃-55] 마치 살아 있는 것 같다는 미라

by 신동훈 識 2025. 3. 16.
반응형

중국 쪽에서 보고된 미라 중 마왕퇴 미라를 비롯한 소위 전국 초묘에서 발견된 미라는 

"살아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표현은 또 다른 중국 미라인 신강성 타림분지의 미라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건조한 기후 탓에 완전히 말라버린 형태로 발견되므로 

잘 보존된 상태라도 조직이 굳어 있어 나무토막 같은 느낌을 준다. 

 

신강성에서 미라가 발견되는 타림분지 (고동색 부분). 여기서 발견되는 미라는 완전히 말라 있어 중국에서는 건시라고 부른다. Dry Mummy라는 뜻이다

 

하지만 마왕퇴나 전국 초묘에서 발견되는 미라의 경우, 자주 나오는 표현은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며 관절의 움직임도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발견된 미라 시신의 피부가 부드럽고 결체조직이 탄력성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 장기의 모습도 금방 사망한 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탁월한 보존상태는 모든 전국 초묘나 서한묘에서 확인된다기 보다 마왕퇴의 경우가 상당히 예외적으로 

다른 전국 초묘의 경우 이 정도 수준으로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보존상의 특징은 중국에서 말하는 소위 습식 미라 (Wet mummy; 중국에서는 습시라 부른다)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으로 

반드시 전국초묘나 서한묘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고 천 여년 후의 중국 송명 시대 미라나 

바다 건너 한국 조선시대 미라에서도 자주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생생하게 보존된" 미라의 특징은 반드시 마왕퇴 미라에 국한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소위 동아시아의 "습식미라"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반응형

댓글